'L'에 해당되는 글 72건

  1. 2012.06.26 예배를 드리러 - 백무산
  2. 2012.05.17 완생으로 나아가는 것. 어떻게든.
  3. 2012.05.04 이른바 '멘붕'에 관하여
  4. 2012.03.15 [웹자보] 2012 기본소득 국제학술대회 "금융자본주의를 점령하라" 3/16~18, 정동 경향신문 2
  5. 2011.06.30 불어로 배우는 한진重 정리해고 철회투쟁 via @bot_fr
  6. 2011.06.30 Joseph Dana(@ibnezra)의 그리스시위 트윗생중계 발췌번역 [korean trans.]
  7. 2011.06.20 6월 7일, 함부르크 : 등록금과 예산삭감에 맞서는 15,000명의 사람들
  8. 2011.05.27 [웹자보] 5회 맑꼼 기본소득 세션, 6월 3일 10~15시, 서울대 6-108
  9. 2011.05.25 [리플렛] 제5회 맑스꼬뮤날레 <현대자본주의와 생명> 6월 2~4일, 서울대
  10. 2011.05.19 학생에게 임금을! : 학문후속세대에서 수업노동자로

예배를 드리러 - 백무산

사는 얘기 2012. 6. 26. 03:52




예배를 드리러



백무산



시골 장거리에 예배를 드리러 가야겠다

일용한 양식들이 흙 묻은 발은 막 털고 나온 곳

목숨의 세세한 물목들이 가까스로 열거된 곳


졸음의 무게가 더 많이 담긴 무더기들

더 잘게 나눌 수 없는 말년의 눈금들

더 작게 쪼갤 수 없는 목숨의 원소들

부스러기 땅에서 간신히 건져올린 노동들

변두리 불구를 추슬러온 퇴출된 노동들


붉은 내장들 엎질러져 있고 비늘이 벗겨지고

벌건 핏물에 담긴 머리통들이 뒹구는 곳

낡은 궤짝 제단 위에 염장을 뒤집어쓰고 누운 곳


보자기만한 자릿세에 졸음의 시간들이 거래되는 곳

최소 단위 혹은 마이너스 눈금이 저울질되는 곳

저승길 길목 노잣돈이 욕설로 에누리되는 곳

시간이 덕지덕지 각질 입은 동작들 추려서 아이들 입에

한술이라도 더 넣어주고 가고 싶은 애간장이 흥정되는 곳


세상에서 가장 선한 예배당에 

까무룩 햇살 속으로 사라지는 계단을 밟고

예배를 드리러 가야겠다




* 백무산, 『그 모든 가장자리』, 창비시선 345, 2012년.

 










:

완생으로 나아가는 것. 어떻게든.

NUDA POTENZA 2012. 5. 17. 02:22


아주 예전에 신문에서 짐 캐리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거기서 그는 도처에 있는 억압과 불평등을 언급하면서


(코미디 배우로서 자신은) 상처를 치료할 수는 없지만 반창고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비스무레한 말을 했었다.




근로자로 산다는 것.

버틴다는 것.

어떻게든,

완생으로 나아가는 것...


- <미생> 33수 중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16485




쌍차 분향소와 재능교육을 짚어주는 그의 손길이, 그의 마음씀이 고맙다.


윤태호의 <미생>은 참 좋은 반창고다. 




:

이른바 '멘붕'에 관하여

사는 얘기 2012. 5. 4. 00:07


흔히들 야구를 멘탈스포츠라고 한다.


사람이 하는 한 멘탈스포츠가 아닌 운동이 어디 있으며 분위기나 흐름이 중요하지 않은 운동이 어디 있겠냐마는, 야구는 다른 스포츠들과 달리 '타임오버'도 없고 '몇점 먼저 내기'도 아니기 때문에 '멘탈'이 더욱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케세라세라'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 즉 하다 보면 시간도 점수도 채워지기 마련이니 어떻게든 승부는 나게 되있다고 생각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말이다. 


수비의 경우 투구, 포구, 송구 하나 하나가 모여 아웃카운트를 만들고 아웃카운트 3개가 모여 상대의 공격을 멈춘다. 공격의 경우 타구 또는 선구 하나 하나, 진루 또는 도루 하나 하나가 모여 홈을 밟아 득점을 올린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내주든 둘을 내주든 셋만 채우지 않으면 공격은 멈추지 않는다.


이처럼 야구는 두번 다시는 없는 그'때'의 공 하나, 즉 '일구이무'들이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지는 운동이다. 일구이무를 어느 쪽이 더 지배적으로 장악하는가 -- 그것이 삼진이든 병살이든 희생플라이든 실책이든 -- 가 승부를 가른다. 


이런 숨막히는 엄격함이 가장 강렬하게 작용하는 곳, 그러니까 제일 '빡쎈' 곳은 마운드일 것이다. 마운드 위의 투수를 '외롭다', '무너진다'라는 단어로 표현하곤 하는데, 이는 그만큼 마운드라는 곳이 '멘붕'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곳임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어제 기아-SK 전을 보면서 -- 종반만 봐야지 했는데 이건 뭐 종반이 경기전체의 절반;; -- 문득 이른바 멘붕에 대한 생각이 머리에 계속 맴돌았다. (아마도 내가 요즘 멘붕 상태이기 때문일 거다. '멘붕'이라는 말이 발명되지 않았다면 이 강도를 어찌 표현했을꼬, 싶을 정도의 멘붕이다. 쩝.)


다시 경기 얘기로 돌아가서, 나를 놀라게 한 건 정우람의 멘붕이었다. 야구를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한 지 몇 년 안됐고 또 스탯을 꾈 정도로 덕후도 아니기 때문에 그에 대해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가끔 시간날 때만 프로야구에 기웃거리는 정도여도 정우람이 국내 최고의 불펜 투수 중 하나라는 건 알기에, 믿을 수가 없었다. 그것도 기아에게 발리다니. (참고로 난 기아팬.)


사실 '발렸다'는 표현은 부적절하다. 나의 허접한 견해로 볼 때, 기아가 정우람을 바른 게 아니라 정우람의 멘탈이 붕괴한 것이다. ('발렸다'는 표현이 가능한 부분은 최희섭이 때린 안타겠지. 정우람의 올 시즌 첫 피안타.) 선동렬의 선수기용은 용병술이 아니다. (에이 설마.) 신인에게 기회를 준 정도로 봐야할 것이다. 이준호와 윤완주의 활약은, 그들의 피나는 노력을 고려했을 때는 필연일 것이나 선수교체의 측면에서는 우연이다. 아직은 존재감이 없는 의외의 선수들이 타석에 들어서는 것이 우수한 투수에게는 외려 더 큰 변수로 작용할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정우람이 그것만으로 흔들릴 클래스는 아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사건의 재구성이고 그래서 일종의 소설인데, 내가 보기에 이준호의 안타까지만 해도 정우람은 괜찮았던 것 같다. '어, 내 공을 치네' 정도랄까. 물론 최희섭에게 맞은 올시즌 첫 피안타부터 신예 이준호에게 맞은 2번째 피안타까지 멘탈에 금이 가긴 했겠지만 실금 수준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멘붕에 이르렀을까. 결정적인 것은 윤완주를 상대할 때 일어났다. 투 쓰리 꽉찬 볼카운트에서 던진 회심의 결정구가 볼 판정을 받은 것. 볼넷 자체보다도 자신의 결정구가 효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 더 충격이었던 것 같다. 


오늘 제구가 안되는 것도 아닌데, 어이없게도 심판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가상의 S존에게 졌다. 심판의 침묵은 '안됐지만 내 눈엔 빠진 걸로 보이는구먼'이라는 충격적인 메시지가 되어 뇌리에 꽂힌다. 그런데 하필 그 다음 타자가 확률상 정우람에게 매우 강한 김선빈. 결과는 알려진 대로이다.


외벽에 살짝 간 별 거 아니었던 실금들이 내벽으로까지 쫙쫙 갈라져 결국 아작이 나고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 이것이 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멘붕의 형상이다. 내가 뜬금없이 야구경기 한 장면에 꽂혀 그것도 상대팀 투수에게 감정이입을 해가며 주저리주저리 끄적이는 것은, 그 모습이 내가 겪었던 그리고 겪고 있는 멘붕의 형상을 너무나 잘 구현해주었기 때문이다. 


몸쪽으로도 찔러보고 바깥으로 빼 보기도 하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치열하게 벌였던 볼카운트 싸움이 이상한 방식으로 종결되는 상황. 블론세이브고 나발이고, 팀이고 뭐고 당장이라도 마운드를 박차고 나오고 싶은 심정. 그런데 덕아웃은 움직일 생각을 않고, 불펜에서 누가 몸을 풀고 있나 신경 쓸 정신도 없고. 누가 나올지 대충 예상은 되나 내가 소방수인데 불을 내고 자빠졌구나 하는 자괴감이 밀려오고. 그런데 게임은 계속되고 있고. 


다 잊고 새로운 마음으로 정면승부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투구수는 자꾸 늘어만 간다. 

승부에 무신경해진지 오래. 

그저 끝나기만을, 아이싱하는 순간만을 기다린다는 게 좀 찜찜하긴 하지만, 어떻게든 던져보자. 

야구 자체에는 타임오버가 없지만, 인간의 몸에는 타임오버가 있으니까. 상대팀도 결국은 인간이니까. 



+ 그리고 한국 프로야구처럼 '무승부'란 것도 있다. 

더블플레이로 끝났을 때의 짧은 정적은 정말이지 잊을 수가 없다. ㅎㅎ

'무승부'게임이 퇴출되어야한다고 생각하는 나지만, 때로는 허탈하게 웃어넘길 수 있는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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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자보] 2012 기본소득 국제학술대회 "금융자본주의를 점령하라" 3/16~18, 정동 경향신문

뚝딱뚝딱 2012. 3. 15. 17:59


Day 1. 2부. <청년의 무기, 기본소득과 점령운동>에 토론으로 참여함.
근데 본분을 망각한 발표문 같은 토론문을 써버렸음. 웁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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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로 배우는 한진重 정리해고 철회투쟁 via @bot_fr

뚝딱뚝딱 2011. 6. 30. 05:36


불어사람되기(@bot_fr)의 6월 28일자 한진重 관련 트윗 모음



travailleur 근로자 => 노동자로 바꿈.
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démocratique 삽입.
* 이외에는 모두 그대로 펌 
 




Intervention de la police ? ça va pas la tête ? (공권력을 투입한다고? 미친거 아니야?)

[avoir un noeud dans la gorge] 목구멍에 매듭이 있다 → 목이 메이다. ex) J'ai senti mon cœur se serrer et j'avais un nœud dans la gorge. 가슴이 뭉클하고 목이 메어왔어요.

Ne leur touche pas un cil ! (그들 털 끝 하나 건드리지마!!)

Ce n'est pas une vie. 이건 삶이 아닙니다. (=못해 먹겠네!)



 [한진파업] 르몽드에 실린 기사 전문입니다. Voilà l'article publié dans Le Monde. 

오늘 불어봇은, 르몽드지(Le Monde)에 실렸던 한진중공업 사태 기사를 바탕으로 합니다. 작은 어휘 몇 개만 익히면, 여러분도 불어사람들에게 이 일을 알릴 수 있습니다.  

해고되다 = être licencié(e) / renvoyé(e) :돌려보내진 / mis à la porte :쫒겨난 // Elle est renvoyée pour son militantisme syndical. 그녀는 노조활동으로 해고되었다.

크레인= une grue // six mois au sommet d'une grue 크레인 꼭대기에서의 여섯달 // Elle occupe la cabine de la grue numéro 85. 그녀는 85호 크레인 조종실을 점거하고 있다.

재벌 = le chaebol (= le coglomérat 종합회사, 그룹) // Dans les chaebol, le dialogue social est souvent négligé. 재벌그룹에선, 사회적 대화가 종종 등한시된다.

조선소 = un chantier naval // un chantier naval du "géant" Hanjin Heavy Industries and Construction (HHIC). "거대한" 한진중공업의 조선소

높은 곳에 위치한 = perché(e) // Elle est perchée à 35 mètres de hauteur. 그녀는 35미터 높이에 있다.

~가 ..할 것을 촉구하다, 호소하다 = appeler qun/qch à inf. // Elle appelle l'entreprise à revenir sur le licenciement. 그녀는 회사가 해고를 취소할 것을 촉구한다.

revenir sur qqch = (약속 견해 따위를) 취소하다, 변경하다 // Veuillez revenir sur le licenciement de dizaines d'employés. 수십여명 직원들의 해고를 철회해 주십시오.

인건비 = le coût de la main-d'oeuvre // dans le cadre d'un plan de réduction du coût de la main-d'oeuvre. 인건비 절감의 일환으로

침범, 침해 = la violation // Un jugement la condamne, pour violation de propriété privée, à une amende. 판결은 사유지 침해를 이유로 그녀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노동자 = travailleur // Le problème des travailleurs de Hanjin n'est pas simplement le problème des autres. 한진 노동자들의 문제는 단순하게 남의 문제가 아니다.

해고 = le licenciement // Bus de l'espoir pour un monde sans licenciements ni travail précaire. 해고와 불안정한 노동이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버스

진압하다 = réprimer // Un rassemblement est vite réprimé par la police et des groupes d'hommes en noir. 모임은 경찰과 검은 복장의 남자들 집단에 의해 빠르게 진압되었다.

시위자 = manifestant // Les 700 manifestants sont venus de tout le pays à bord d'un «bus de l'espoir». "희망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전국에서 온 700명 시위참가자들.

체포하다 = arrêter // Plusieurs personnes ont été arrêtées, dont Kim Yeo-Jin. 많은 사람들이 체포되었고, 김여진도 포함되어 있었다.

지지 = le soutien // Sur Twitter, les soutiens à l'action de Kim Jin-Suk affluent. 트위터에서, 김진숙의 활동에 대한 지지가 (물결치듯) 몰려들었다.

주요 언론들 = les grands médias // Les grands médias se focalisent sur les incidents et les violents. 주요 언론들은 사건과 폭력성에 초첨을 맞추고 있다.

일간지 = le quotidien // Le quotidein conservateur Chosun Ilbo 보수 일간지 조선일보, le quotidien centre gauche Hankyoreh 중도 좌파 일간지 한겨레

은폐하다 = occulter // Son action occultée par les grands medias commence à susciter de la sympathie. 주요 언론으로부터 감춰졌던 그녀의 행동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했다.

무시되다 = négliger / 분쟁, 충돌 = conflit // Le dialogue social est négligé et tourne au conflit violent. 사회적 대화는 무시되고 폭력적인 분쟁으로 변했다.

구조조정 = la restruction // La KEF dénonce un mouvement «illégal contre un plan de restruction légal». 경총은 "합법적 구조조정에 대한 불법 운동"이라고 규탄했다.

전국(한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 Confédération démocratique des syndicats coréens // (한국)경영자총협회 = La Fédération des employeurs coréens

공권력 개입 = l'intervention de la police // KEF demande l'intervention de la police. 경총은 공권력의 개입을 요청했다.

~에 대해 항의하다 = protester contre(de) qqch // Un syndicaliste proteste contre une vague de licenciements. 한 노조위원은 대량 해고에 대해 항의했다

협상 = la négociation, 일어나다 개최되다 = avoir lieu // Des négociations avaient pu avoir lieu. 협상이 개최될 수 있었다.

직장(공장)폐쇄, 로크아웃 = lock-out // L'entreprise a lock-outé les travailleurs sans informer le syndicat. 사측은 노조에 통보하지 않고 근로자들에게 공장폐쇄를 가했다

노조 = le syndicat, 경영진 = la direction // La direction ignore les revendications du syndicat. 경영진은 노조의 요구를 무시한다.

연대 = la solidarité // Solidarité avec eux ! 그들과 함께 단결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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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eph Dana(@ibnezra)의 그리스시위 트윗생중계 발췌번역 [korean trans.]

NUDA POTENZA 2011. 6. 30. 04:45


한국 시각으로 06월 29일 22시 ~ 06월 30일 2시 사이에 올라온 저널리스트 Joseph Dana의 트윗들.
twitter @ibnezra



아테네는 포위당한 도시 같다. 도시 전역에서 충돌들이 일어나고 있고, 최루탄 소리와 최루가스 냄새가 진동한다.  

최루가스 양이 엄청나다. 경찰은 폭력을 행사하지 않고 다만  엄청난 양의 최루가스만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스인들[그리스 의회]는 긴축조치에 찬성했다. 시위는 훨씬 더 폭력적이 될 것이다.

복면을 한 그리스 청년들이 공사장을 접수하고 모든 자재들을 가져와 바리케이드로 쌓고 불을 붙였다. 거리에 있는 수천명의

젊은이들은 모두 공사장 헬멧을 쓰고 공사자재들을 불 속에 던져넣고 있다.

거리 곳곳에서 화염병이 터지고 있다.

의회 모든 곳이 최루가스로 뒤덮여있다.   

공사장을 불 지를 준비를 하는 젊은이들.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는 오토바이에 탄 경찰들의 행렬.

위장경찰로 인해 시위 사이에 충돌.

타르종이를 태우는 모닥불이 지금 온 거리를 뒤덮고 있다. 

깨부서지고 있는 은행. 활동가들, "그리스 정부는 파시스트다"

활동가들이 은행을 깨부술 때 경찰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바리케이드가 쳐졌다. 

소수의 활동가들이 ATE은행에 벽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있고 수천명이 지켜보고 있다.

경찰들이 그들을 진압하고 있다.

현장에 있는 활동가들은 자신들이 아테네중부[central athens, 행정구역 이름]를 어떻게 파괴할지를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들은 모닥불로 목표물을 에워싼 다음 파괴한다. 지금 시점에서 목표물은 대부분 은행이다.

파괴가 심하다. 유리창을 깨는 데 쓰기 위해 지하철 난간이 뽑혀 있다.

수천명이 거리를 서성이며 파괴가 벌어지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 거기에 환호하고 있다. 

걸어다니면서 사람들에게 마스크와 물을 파는 인도인들이 있다. 엉망이 돼버린 야외공연 같은 느낌이다.

내일 아침 아테네는 전장처럼 보일 것이다. 은행들은 이미 불타고 있고, 사람들은 정부는 파시스트라고 외치고 있다.  

이 모든 일은 상업과 패션의 중심지에서 일어나고 있다. 프라다 매장 옆에 있는 은행들이 불타고 있다.

아테네 최전선에서 막 돌아왔다. 은행은 더 이상 불 타고 있지 않다. 진압경찰들이 활동가들과 대치하기 위해 들어왔다. 
 
시위는 오늘 저녁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 이미 거리는 모닥불과 돌멩이들로 가득하다. 

아테네중부에 있는 수많은 모닥불 중 하나. http://twitpic.com/5imvtv

활동가들이 아테네중부에서 던지고 있는 돌덩이들의 파편. http://twitpic.com/5imx3y

아테네중부 전역에서 볼 수 있는 광경 중 가장 가벼운 수준. http://twitpic.com/5imyjq

아테네중부의 모든 거리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장면. http://twitpic.com/5in260

아테네 거리를 담은 다른 사진. 거리를 오고가는 사람들이 놀랍다. http://twitpic.com/5in84p

내가 묶는 호텔이 아테네 시내에서 대략 다섯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데 최루탄 소리가 연달아 들린다. 

타르종이를 태운 모닥불에서 검은 연기 구름이 피어오르는 게 보인다. 활동가들이 아테네의 온 거리에 피워놓은 것이다.

아테네에서 많은 폭발음이 들렸다. 그 소리는 파도처럼 몰려오고 있다. 도시를 문자 그대로 뒤흔들고 있다.

내 위치에서 아테네 시내를 보면 도시 위로 피어오르는 딱 네 개의 검은 연기 구름만 보인다.  

아테네 최전선의 축제 분위기는 정말로 놀랍다. 그리스 시민사회의 폭넓은 스펙트럼이 인상적이다.  

아테네의 주요 시위들은 아테네 5번가에서 일어나고 있다. 5번가의 HSBC은행이 불에 타고 있는 걸 상상해보라. 



발번역 by Gra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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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7일, 함부르크 : 등록금과 예산삭감에 맞서는 15,000명의 사람들

NUDA POTENZA 2011. 6. 20. 19:28



6월 7일, 함부르크 : 등록금과 예산삭감에 맞서는 15,000명의 사람들




“자유롭고 비판적인 교육을 위한 발본적 민주주의를!”

독일 함부르크시 상원은 글로벌트렌드를 따라 교육예산삭감을 공언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그에 맞서 뭔가를 하기로 결정했다. 중요한 것은 함부르크가 독일에서 연방자치주(16개 주 중 하나)로 간주된다는 점이다. 각 연방주는 해당 주의 교육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2천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등록금에 저항하기 위해 5월 25일 이미 거리를 접수했다. 사실 상원은 2012년 말에 다시 등록금을 폐지하겠다고 이미 공언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자신들이 더 기다려야 할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일주일 후 (2005년 함부르크대학과 통합된) 함부르크 정경대학 Hamburg University for Politics and Economics 학생들은 대학의 일부를 점거했고, 5월 31일 오전 11시 학부 건물의 모든 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쳤다. 활동가들은 “자유롭고 비판적인 교육을 위한 발본적 민주주의를!”이라는 말을 외친 후 곧바로 성명을 발표했다.
학생들은 최근에 열린 총회(6월 2일)에서 건물 무단점거를 적어도 한 주 더 계속할 것을, 그리고 그곳을 대안적인 비판적 강의들을 조직하고 제공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것을 결의했다. 이 시점에 점거는 교강사들의 지원을 받기도 하는데, 이는 예산삭감이 경제학·사회과학 연구소 Institute of Economics and Social Sciences 전체를 위협하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교수진은 학교가 함부르크대학과 통합되었을 때 이미 예산삭감에 의해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   
또한 점거 중인 사람들은 6월 7일 시위에 참여할 준비가 되어있었으며, 나중에 시청광장에 캠프를 만들 준비를 했다.



수많은 사람들과 진압경찰

드디어 6월 7일 수만 명의 학생들, 교강사들, 교직원들, 그리고 부모들이 예산삭감과 등록금에 맞서 함께 거리를 접수했다. 시위 후, 수천의 시위대가 공언한대로 시청광장을 점거하여 캠프를 만들기 시작했다. 잠시 후 누군가가 메가폰으로 발언을 했다. “곧 모두를 위한 음식과 음료가 올 겁니다! 있다가 이 점거를 어떻게 계속해나갈지 논의할 회의가 열릴 겁니다! 우리는 계속 머물려고 여기에 온 겁니다!” 캠프의 기본 아이디어는, 모두가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동시에 교육을 만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면서 교육과 학문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안대학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따뜻한 음식이 모두에게 배분되기 전에 진압경찰부대가 쳐들어와 캠프에 있는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그들은 이런 회의나 캠프가 시청광장에서 허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이 보기에 사람들은 광장을 쉽게 떠나지 않았다. 그러자 경찰은 페퍼스프레이로 시위대를 공격하기 시작했고 폭력을 동원하여 광장에서 내쫓겠다고 위협했다. 활동가들은 경찰의 억압적인 조치 때문에 남아있는 텐트와 침낭을 가져오기로 했고, 융페른스티그 Jungfernstieg 라는 다른 공공장소로 이동했다. 그들은 이후 며칠 동안 거기서 공공강좌와 워크숍을 가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교육에 대체 무슨 일이?


시 상원은 고등교육에 대한 공공지출을 6~10% 줄이고 싶어 한다. 이는 반드시 교육과정 전체의 폐쇄를, 나아가 학부의 폐쇄를 가져올 것이다. 이는 분과학문만이 아니라 사회씨스템과 교육씨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정당이 어떤 유의 연합으로 정부를 구성하든 아무런 차이가 없다. 정치는 지난 몇 십년간 계속 똑같은 상태였다. 현재는 사회민주당 차례이다.   
시위 후 경제학·사회과학 연구소의 시위대는 언론에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는 예산삭감에 저항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한다!
지속적이고 적절한 자금지원을 받는 대학을!
모두를 위한 즉각적인 무상교육을!
학·석사 씨스템의 발본적인 개혁을!
대학의 근본적 재再민주화를!

캠프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결정 학습 self-determined learning 을 통한 열린 교육과정을 누리기 원한다. 교육, 학문, 대학, 그리고 사회에 대한 비판적 접근이 가능한 환경을!

대학은 인구의 일부 소수만을 위한 것일 수 없다. 그것은 출신, 사회적 배경, 경제적 능력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열려있어야 한다. 사회 전반의 교육 및 학습에 대한 현행의 조치들이 그러하듯, 계획된 삭감은 그런 대학이 존재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함부르크시의 대학 총장들이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는데, 그 이유는 완전히 달랐다. 그들은 ‘자기’ 대학에 더 많은 자원들을 가져오기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대학을 교육시장에서 더 특권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운동은 대학마케팅부서와 총장들에 의해 기획된 시위를 아무 생각 없이 따르지 않도록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그들의 비전은 아주 많이 다르다. 그들은 비판적 교육이 일어날 열려있는 민주적 대학을 위해 싸우는 게 아니다. 그들은 교육이 하나의 상품으로 취급되는 대학을 꿈꾼다. 거기서는 신자유주의 논리가 그 구조와 노동, 연구, 교수활동을 지배하며, 민주주의는 공허한 문구로만 사용된다.     
베를린자유대학을 탈민주화하고 상업화한 현 함부르크대학 총장(렌첸 Lenzen)을 보면 충분히 증명될 것이다. 물론 그의 비전은 개인으로서의 그와는 관계가 없다. 다만 그것은 전지구적으로 세력을 떨치고 있는 현행의 지배적인 경제씨스템과 연관되어 있다. 그것은 왜 우리가 전세계에서 동일한 징후들을 목격할 수 있는지를 설명해준다.

캠프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를 위한 대안적 삶을 시도하면서 이러한 비전에 맞서 싸운다. 



- 이 리포트는 함부르크대학 행동회의가 간행한 글에서 가져온 번역을 포함하고 있다.

-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 alternativeuni@fastmail.fm

Sources (in German): hh-heute.de ~ taz.de ~ flickr.com (more pictures) ~ stadtteilreporter-grindel.abendblatt.de ~ asta.haw-hamburg.de ~

   
 
“모두를 위한 교육 - 무상교육!”




발번역 by Graco
영어원문 : http://www.emancipating-education-for-all.org/hamburg_fees_cuts_june7 (더 많은 사진과 동영상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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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자보] 5회 맑꼼 기본소득 세션, 6월 3일 10~15시, 서울대 6-108

뚝딱뚝딱 2011. 5. 2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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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렛] 제5회 맑스꼬뮤날레 <현대자본주의와 생명> 6월 2~4일, 서울대

뚝딱뚝딱 2011. 5. 2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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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에게 임금을! : 학문후속세대에서 수업노동자로

지필묵 2011. 5. 19. 01:17

* 2008년 중앙대 사회학과 집담회를 위해 쓴 짤막한 글이다.
* 그때 나는 대학원수료생이었고, 지금 나는 논문제출기한을 넘겼는지 넘기기 직전인지 확인조차 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학생에게 임금을! : 학문후속세대에서 수업노동자로

 



  나는 1983년에 태어나 1999년에 고등학교에 들어갔다. 그러다 1년 후 자퇴를 했고 2003년 또래보다 1년 늦게 대학에 들어갔다. 학생운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좌파적 감수성을 유지하면서 학부시절을 보냈고, 졸업 직후 극우파들이 ‘빨갱이사관학교’라고 치켜세워주는 대학원에 진학했다. 2006년 4월에 소위 연구조교 생활을 시작했고, 그 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2년 동안 학진의 녹을 먹었다. 그 사이에 영어시험과 종합시험과 프로포절 심사를 거쳤고, ‘준비중’이라는 대답만 1년 가까이 하면서 논문을 미뤄오다 요즘 겨우 마음을 잡았다. 2008년 11월 현재 나의 상태는 석사수료생. 예치금을 내야 책을 빌릴 수 있고, 늦어지는 논문 때문에 지도교수를 피하게 되고, ‘논문은 어떻게 돼 가냐’라는 질문과 ‘졸업하고 어떻게 할 생각이냐’라는 질문을 동시에 받는, 그러면서도 그것에 조금씩 무뎌져가는 대학원수료생이다. 이상이 ‘학문후속세대’로서의 나의 연대기이다.  

  그러나 모든 연대기에는 외전이 있는 법. 나는 대학원생으로 살아온 시간동안 또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다시 논문 이야기로 돌아가 보면, 내가 남발했던 ‘준비중’이라는 대답은 사실 대부분 면피용이었다. 나는 프로포절 통과 후 논문을 쓰고도 남았을 1년이라는 시간동안 ‘딴 짓’을 하고 있었다. 논문의 참고문헌과 한참 동떨어진 『앙띠 외디푸스』를 강독했고, 영어가 아닌 에스페란토와 라틴어를 공부했다. 또 죽었다 깨어나도 등재지가 될 수 없는(그리고 될 필요도 의지도 없는) 「자율평론」[각주:1]을 편집했고, 대항대학을 표방하는 <다중지성의 정원>[각주:2]을 함께 만들어 학생이자 강사이자 만사(만드는 사람)로 활동했다. 이처럼 나는 소위 제도권과 비제도권이라는 전혀 다른 시공간을 동시에 경험했던 것이다.

  여기서 제도권과 비제도권이라는 구분을 사용하는 것은 양자를 경쟁시켜서 택일을 종용하기 위함이 아니라, 오늘날 그 사이를 횡단하고 있는 학문후속세대의 처지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실제로 제도권에 적을 두고 있는 많은 학문후속세대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비제도권과 네트워킹되어있다. 제도권과 비제도권 간의 배타적인 구분이 극명해진 것은 신자유주의가 진행되면서부터이다. 신자유주의화와 함께 대학에 대한 자본의 포섭과 훈육이 날로 심해지면서, 획일적인 지식생산구조(학부의 경우는 산학협력체제, 대학원의 경우는 학진체제)에 염증을 느낀 학문후속세대들이 비제도권 교육공간의 문을 두드리게 된 것이다. 언론에서는 이를 ‘지식인의 죽음’과 ‘떠오르는 대중지성’으로 부르며 대결구도를 만들어내기도 했다.[각주:3]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제도권과 비제도권 사이에서의 배타적 택일이 아니라, 오늘날의 신자유주의적인 지식생산구조 속에서 유실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말이다. 

  우리를 지칭하는 ‘학문후속세대’라는 용어는 사실 나에게 낯설면서도 불편한 표현이다. 학문후속세대라는 말에는 뭔가 유예되고 있는 듯한 느낌과 재생산에 대한 강박, 그리고 자조 섞인 동일시(identification)와 구별짓기(distinction)가 묻어나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마도 학문후속세대, 더 일반적인 표현으로 ‘학생’이라는 사회적 존재가 띠는 모호성 때문일 것이다. 40년 전 유럽의 대학생들은 이미 이것을 간파하고 있었다.


투쟁의 모호함

학생으로서 가지는 우리의 조건은 특권자라는 사실이다. 대학 기구의 역할은 앞으로 우리를 유능한 지배의 조직자가 되도록 준비시키는 데 있다. 대학은 이익 수단이다. 우리는 그 봉사의 댓가로서 간부가 되어 이 이익의 일부분을 분배받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대학 개량 활동은 필연적으로 현대 사회의 착취를 강화시킨다. 때문에 우리는 자기 모순의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각주:4] 


대학은 졸업장 공장이다. (중략) 학생은 완성되어가는 생산품이며 대학과 사회의 관계란 원칙적으로 전혀 배제된 관계에 서 있다. 학생은 미래에 완성품으로서 사회의 일원이 된다고 하는 점에서 지금은 사회의 일원일 수 없다. ‘미래의 주인공’이라는 것이 학생을 사회의 계층적 상황으로부터 배제시키고, 초월적 존재로 묶도록 근거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 모욕을 우리는 특권으로 감사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과연 그런가.[각주:5]


학생의 지위

현재 학생의 지위는 학생들에 의해 두 가지 결함이 지적되고 있다.

1. 학생에게 책임이 없다고 하는 점

2. 학생이 고립되어 있다는 점[각주:6] 학업은 교육서비스라는 형태로 생산된 가치를 단순히 소비하기만 하는 행위가 아니라, 또 다른 지적 가치를 생산하는 수업노동이다. 우리가 쓰는 발제문, 텀페이퍼, 나아가 학위논문을 생각해보라. 학교도 전공도 다른 사람의 논문에 인용되어 있는 자신의 논문,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블로그에 스크랩되어있는 자신의 글을 생각해보라. 더욱 미시적으로 보면 우리가 수업시간에 나누는 토론, 발제문이나 책의 한 귀퉁이에 해 둔 메모조차도 우리의 사유 속에 남아 새로운 사유를 창조한다. 이처럼 우리의 수업노동은 인류의 지식과 정보를 풍요롭게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노동을 하면서 우리가 받는 임금은 고작 학점과 학위이다. 우리는 오히려 1년에 천만 원에 달하는 학비를 ‘지불’해야 하며, 수업노동을 재생산하기 위한 생활비 역시 각자 해결해야한다. 학업의 교환가치화는 졸업 이후로 유예되어있거나 아르바이트라고 불리는 극도의 불안정노동 속에서만 구현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 나는 지적 노동을 주장함에 있어서 저작권에 집착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반동적 행위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가장 정교화한 것이 바로 등재지와 비등재지를 차별하는 학진과, 등재지 투고횟수와 SCI 지수를 점수로 환산하여 임용심사에 반영하는 대학이 아니던가. 이것이 낳은 결과는 ‘연구자가 아니라 논문기계가 되어버렸다’는 비참한 자아비판뿐이었다. 우리는 우리를 고립된 개인으로 사고하는 것과 맞서 싸워야한다. 우리의 노동을 사회적 노동이 아닌, 개인의 총명함이나 부지런함으로 환원하려는 모든 시도와 맞서 싸워야 한다. 우리가 글을 쓰거나 토론을 하면서 인용하는 무수한 지식들을 떠올려보라. 우리가 가치를 생산하고 있다는 것, 즉 수업노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생산물은 결코 사적 소유로 환원될 수 없는 사회적 산물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68혁명의 대학(원)생들처럼, 그리고 40년이 지난 지금 이탈리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업노동자들의 파업[각주:7]처럼 사회적 임금에 대한 권리를 주장해야한다. 제한적인 장학금, 한시적인 프로젝트 지원이나 유토피아적인 안정적 고용전망과 같은 개인들 간의 경쟁의 산물이 아닌, 최소한의 보장소득으로서 등록금과 생활비를 요구해야한다. 이것이야말로 공적자금에 대한 진정한 재전유이다. 가사노동을 위해 투쟁했던 선배들처럼 외쳐보자. 학생에게 임금을!




  1. http://jayul.net [본문으로]
  2. <다중지성의 정원>에 대해서는 취지문을 참조하라. (http://daziwon.ohpy.com/146491/1) [본문으로]
  3.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 후마니타스, 2008. [본문으로]
  4. 편집부, 『프랑스 5월 혁명』, 1985, 30쪽 [본문으로]
  5. 앞의 책, 31쪽 [본문으로]
  6. [/footnote]


      구좌파 진영에서 굳이 68혁명을 쁘띠부르주아지의 혁명이라고 폄하하지 않았더라도, 혁명의 당사자들은 이미 자신들의 지위에 대한 문제의식을 발전시키고 있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우리는 특권을 누리고 있는가, 아니면 모욕을 당하고 있는가. 학생이라는 지위, 학업이라는 활동은 과연 우리의 사회적 삶을 충분히 표현하고 있는가. 우리는 구좌파의 의심어린 눈초리처럼 우리 자신을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착취로부터 유예된 노동자로, 고등교육이라는 특혜를 받는 특권층으로, 혹은 아카데미라는 온실 속에서 ‘한창 좋을 때’를 누리고 있는 철없는 이등시민으로 너무 간단하게 평가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런 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만으로는 우리의 삶을 너무나 일면적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

      나는 여기서 우리가 하고 있는 ‘공부’에 대한 표현으로, ‘수업노동’이라는 다소 낯선 용어를 제시하고자 한다. 수업노동은 보통 ‘학업’, ‘학교공부’ 등으로 번역되어왔던 스쿨워크(schoolwork)라는 단어를 재전유한 것이다.[footnote]Cleaver, Harry, “On Schoolwork and the Struggle Against It”, http://www.eco.utexas.edu/~hmcleave/ [본문으로]

  7. 최근 이탈리아에서는 금융위기와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안인 젤미니법이 맞물리면서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학생들은 물론, 부모, 교사, 연구자들까지 시위에 동참하고 있으며, 공식적인 수업을 폐쇄한 채 야외수업과 자유토론이 벌이며 해방학교, 해방대학을 만들어가고 있다. 다음은 riseup.net의 money banks crisis라는 메일링리스트에서 받은 이탈리아 소식의 일부이다. In october classes start in universities: a university student movement emerges powerfully: "We won't pay your crisis!" It's a loud and clear message that speaks of the here and now, of precarity, economic crisis and the last gasps of neoliberalism. "Cut resources to bankers and war missions, rather than to schools and universities! we are the coming society! We are not the problem, we are the solution!" (중략) Week by week the mov't grows: from elementary schools, teachers, parents, kids are united in denouncing the decree; high school collectives network their struggles; in universities researchers other precarious faculty and professors start joining student assemblies and discussing with student collectives. (중략) In the subsequent days, mobilizations further develop: in Milano, Torino and other cities dozens of motions to faculty boards, class blockades, assemblies, all-night events take place in freed universities. The first experiments with alternative higher education occur: academic lectures are held in central public squares before hundreds of students and curious citizens, wihle students speak of "free university and free knowledge".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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