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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8~29일 쌍용차 풍경

NUDA POTENZA 2009. 7. 30. 17:54
 

27일 월요일 용산에서 앞으로 쌍차에서도 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지난 토요일 출입통제 때문에 담배만 피고 돌아왔던 게 아쉬웠던 터라 다시 평택에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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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들이 공장 안 노동자들과 미사를 봉헌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히며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사측 노동자(써놓고 보니 정말 기가 막히는 단어의 조합이다)들이 들고 있는 현수막과 피켓, 그리고 그들의 태도에 격분한 몇몇 분들이 있어서 잠깐 고성이 오가기도 했는데, 이때 한 사측 노동자가 하는 말.
"아니 천주교 신자라는 분들이 왜 이렇게 입이 거칠어요~" 그 능글능글함에 몸서리가 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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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잃은 생수들.
사측은 공장 안에 물이 충분하다는 이유로 생수반입을 저지한다. 사실이다. 왜냐하면 하루종일 꽁꽁 잠그고 있다가 아침이 되면 사측 노동자들이 씻기 위해 물을 틀기 때문이다. 공장 안 노동자들은 그때 최대한 물을 받아둔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반입하려고 하는 건 그냥 물이 아니다. '마실 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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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도 불법채증은 계속된다. 사복경찰인지 전속파파라치인지 알 수 없는 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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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들의 진입은 실패했고, 가대위 천막 옆 인도에서 촛불문화제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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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문화제.
강기갑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는 참가자들, 평택과 인연이 깊은 문정현 신부님, 기자들, 생중계팀.
이때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졌다. 그래, 제발 비 좀 와라.. 퍼부어라.. 했지만, 잠깐 흩내리다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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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문화제 후 공장을 바라보며 촛불을 흔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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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생명평화미사.
종교행사임을 의식했는지 미사 동안에는 사측의 선무방송이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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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왼쪽부터 가대위 천막, 홍희덕 의원 단식농성 천막, 민노당 천막당사.

새벽에 가대위 천막 안에서 두런두런 얘기를 나눴다.
남편과 영상통화한 얘기. 손배가압류 날라온 얘기. 아이들이 들을까봐 드럼세탁기에 머리를 넣고 펑펑 운 얘기.
십 몇년 살면서 '사랑한다', '보고싶다'는 말 한마디 안하다가 얼마전에 그 얘기를 하더라는 얘기.
남편들은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 때문에 하나같이 얼굴이 퉁퉁 부어있다고 한다.  
아내들의 속도 천불이 나서 퉁퉁 붓는다.

얘기를 나누다 스르륵 잠이 들었다. 1시간 정도 됐을까. 새벽 5시가 되자, 함성과 둔탁한 소리가 끝도 없이 이어졌다.
매일 새벽, 전경들이 곤봉으로 컨테이너를 두드리며 소리를 지른다고 한다.
기합을 넣는 것도 아니다. 그저 숙면을 방해하기 위한 것일 뿐.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으면서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짜증만 나는, 그야말로 삽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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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의 내일을 믿습니다.'
최초, 최고, 열정, 저력.. 그들이 말하던 내일은 바로 옆 옥쇄파업 현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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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새로운 내일을 만들기 위해, 그야말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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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의 외부세력 경찰.
바퀴달린 방어막을 쓸데없이 이리저리 옮기며 소음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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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회유와 협박으로 가득한 평택경찰서 서장의 '당부의 말씀'.
단순가담자는 '간단한 조사' 후 '최대한 선처'하겠단다.
그들이 말하는 '선처'는 어떤 것일까. 그들이 말하는 '최대한'이란 어디까지일까.
가대위분들은 이미 손배가압류 폭탄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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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주변을 순찰하는 전경들.
지난 토요일, 경찰에게 불법침입을 당한 삼익아파트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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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통제를 하고 있는 전경들. (어제 피자 먹더니 힘 좀 나니?)
노동자대회가 예정된 날이라 병력확충을 하려는지 전경버스가 끝도 없이 밀려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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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출근차량. 어떤 기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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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망에 걸려있는 피켓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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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파업은 대량학살이다. 폭력조장 외부세력 물러가라. 우리는 진정 일하고 싶다. 정상조업만이 살 길이다."
쌍용차사태의 액면은 노노갈등으로 그려지고 있다.
선무방송에서는 파업노동자들의 정서와 가장 잘 통하는 8090 가요가 흘러나온다.
들국화, 윤도현밴드 등 나름의 저항적 정서를 내포한 가요부터, <세월이 가면> 같은 애절한 발라드, 심지어 <어버이 은혜>까지.
노래 뿐만이 아니다. 사측 노동자의 힘찬 규탄발언(!)과 박수, 함성이 녹음되어 방송된다.
산업노동자들의 정서와 상징을 역이용하는 권력. 그것을 수행하는 또 다른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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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중시, 상호신뢰, 고객헌신, 창의와 혁신, 글로벌 마인드 vs. 총고용사수, 상하이처벌, 함께살자!, NO 정리해고.
총고용은 '정상화'의 길이다. 정상화는 당면한 문제가 불거지기 전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면한 문제 이전의 문제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또 다가올 문제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새로운 원칙과 새로운 신뢰관계, 아래로부터의 창의와 혁신으로서의 '함께 살기'는
고용보장과 소득보장이라는 갈림길에 서 있다.  



날씨가 속상할 정도로 너무 좋았던 평택에서의 15시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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