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5.18 우백님께
  2. 2009.10.31 존엄에 대하여 2
  3. 2009.09.14 철거민 구술사 상영회 및 간담회 | 라디오 듣기

우백님께

NUDA POTENZA 2010. 5. 18. 13:22

2009년 5월 20일에 쓴 글(http://blog.naver.com/irreducible/70031134906)을 옮겨놓는다.


우백님.. 늦었네요. 
1주기가 지났는데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어 댓글로 대신합니다. 
면식도 없는 제가 너무 친한 척 해서 부담스러우신가요? ^-^
당신이 저 너머로 가신 5월 16일, 전 용산에 있었습니다. 
대전에서는 한판 큰 싸움이 벌어졌구요.

국가권력에 의한 타살과 사회적 타살로서의 자살... 
산업재해는 이제 삶-재해가 되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네요.
재해가 더 이상 작업장에서만 일어나는 특수한 일이 아니라 
우리의 삶 전체를 감싸고 꽁꽁 동여매는 보쌈주머니 같다는 느낌이에요.

하지만 삶에 대한 욕망, 존엄에 대한 의지는 여전합니다.
아니, 그건 여전한 게 아니라 영원한 것이죠.
당신이 생계에 대한 염려를 잠시 내려놓고 이라크를 생각할 때,
사측의 부당한 지시에 대한 거부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
바로 그'때' 바로 그 '순간'이 지금도 영원한 것처럼 말예요.

우백님과 드물지만 이렇게 만날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합니다. 
또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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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에 대하여

NUDA POTENZA 2009. 10. 31. 09:34

모든 삶(생물학적인 종에 관계없이, 생물학적인 생사와 관계없이)은 존재론적으로 존엄하다. 다시 말해 존재가 곧 존엄이다. 존재는 '그냥 가만히 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존재는 곧 욕망이다. 여기서 욕망이란 결핍된 것을 채우는 것과는 전혀 무관한, '하고자 함' 그 자체이다. 꿈틀대는 삶의 활력이다. 따라서 존엄은 천부인권과 같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며, 그렇기에 존엄은 '박탈'을 모른다. 다만 권력에 의해 눌려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존엄의 길은 도덕률을 바로 세우는 것이 아니라, 권력에 맞서 싸우는 것이다. 존엄은 존재 바깥(권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존재 안(활력)으로부터 솟구쳐 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존엄에 대해 묵상하고 있는 소중한 친구에게,
Gra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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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민 구술사 상영회 및 간담회 | 라디오 듣기

NUDA POTENZA 2009. 9. 14. 02:02


지난 월요일 용산참사현장에서 또 다른 꽃 한송이가 피어났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진행되어왔던 구술사 프로젝트의 첫 성과물이 공개된 것이다. 철거민들의 삶을 희.노.애.락에 맞춰 편집한 영상을 감상하고 구술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가게를 얻었을 때의 기쁨, 자본과 국가의 횡포에 대한 분노, 열사들을 떠올릴 때마다 밀려드는 슬픔이 다양한 음색, 성량, 말투, 그리고 몸짓으로 버무려져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락樂'이었다. 장사를 할 때 느꼈던 쏠쏠한 재미에서 알콩달콩 연애담까지. 일상 속에서 발굴한 소소한 에피소드들에 모두가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존엄은, 비장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불편해했을지 모를, 거창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하찮은 것으로 여겼을지 모를 이야기 속에서 가장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듯했다. 단순히 약자의 하소연이 아닌, 삶의 활력과 존엄의 발화로서의 구술사. 이는 이미 용산현장에서 매일매일 새롭게 쓰여지고 있다. 그림과 시와 텃밭과 노래와 기도와 커피와 수다를 통해.

대화 중간에 앞으로의 바람이 무어냐는 질문이 나왔다. 구술자들은 모두 가수용 점포를 얻어 장사를 계속하는 것이라고 했다. 혹자는 약간의 아쉬움을 보이면서 대 정부 요구사항 - 대통령 사과, 수사기록 공개, 책임자 처벌, 구속철거민 석방 - 이 언급되지 않아 의외라고 했다. 그때는 그냥 얼버무리고 말았는데, 솔직히 나는 반가웠다. 무거운 갑옷을 껴입지 않고 벌거벗은 채로 있어줘서 반가웠다.





행동하는 라디오 '언론재개발'
용산4구역 철거민 구술사 상영회 및 간담회 (2009년 9월 7일)


용산4구역 철거민 구술사 상영회 & 간담회

□ 일시 : 2009년 9월 7일 월요일 추모미사 이후 (8시~)
□ 장소 : 레아 앞마당
□ 주최 : 촛불미디어센터 레아 구술사팀

○ 프로그램
* 사회 : 넝쿨, 희망마차

1. 구술사 프로젝트 소개 (사회자)
2. 상영 : 구술사 예고편 상영 (20분)
3. 1차 구술사 프로젝트 참여자와의 대화
- 김성환, 유송옥, 정옥자, 최순경
4. 증정식 : 구술 영상 DVD, 구술녹취록 책
5. 용산4구역 철거민들과의 간담회
1) 용산4구역 철대위 노안나 총무님 발언
: 영상 본 소감, 철대위가 구술사를 함께 진행하자는 취지의 발언
2) 다른 철거민 분들의 영상 본 소감 듣기
3) 구술사 팀 소개
4) 구술사 프로젝트 향후 진행 내용 설명
: 구술사 향후 진행일정
: 구술사 결과물 활용 계획
: 구술사 참여하실 분들 동의서 받기


http://www.archive.org/download/YongsanActionRadioOralHistorySep7/20090907-oralhistory.mp3 에 파일이 있습니다.


행동하는 라디오 '언론재개발' 듣기 http://blog.jinbo.net/yongsanradio
촛불방송국 '레아' http://blog.jinbo.net/rhea
촛불미디어센터 http://cafe.daum.net/Cmedia
용산범대위 홈페이지 http://mbout.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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