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그날 오후 기자가 건물 아래로 가 소리쳤다. “왜 건물에 오르신 겁니까. 몇 분이나 계세요?” 복면을 쓴 철거민은 “가까이 오지 마세요. 위험해요”라고 했다. 위태로운 망루에서 맨몸의 기자가 다칠까봐 걱정한 것이었다. #3. 영결식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장례위원회 기자회견 취재를 마치고 순천향대병원 4층 빈소를 찾았다. 유가족들이 기자의 얼굴을 알아보고 아껴두었던 웃음을 지었다. 꼬박 1년이 걸렸다. ‘여기, 사람이 있다’는 것이 모두로부터 공인받는 데까지 355일이 흘렀다. 사건 당시 수습기자였던 기자는 그새 한 아이의 아빠가 됐다. 그동안 “또 용산을 가느냐”는 말을 무던히도 들었다. 순천향대병원과 참사 현장, 명동성당을 오가며 쓴 기사가 45건이다. 수소문해 찾은 용역업체 사무실에서 “좋은 말 할 때 빨리 나가시는 게 좋다”는 협박도 들었고, 손자뻘인 전·의경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문정현 신부의 모습도 지켜봤다. 고 이상림씨의 손자 동원이가 삼호복집 앞에 서 있는 경찰들을 보며 몸서리치던 모습도 본의 아니게 목격하게 됐다. 고 이성수씨의 아내 권명숙씨가 “쓰러진 문규현 신부가 병상에서 ‘내가 유가족에게 줄 게 목숨밖에 없다’고 하시더라”고 전할 땐 콧날이 잠시 시큰해졌다. 용산참사 현장에서 정부의 시계는 내내 멈췄다. 그러나 백무산 시인의 “옳고 그른 일에 날선 칼날 같아도 눈물 많은 사람”이라는 시처럼, 함께 울며 칼날같이 싸운 사람들에게 용산의 시계는 단 1초도 멈춘 적이 없다는 생각이다. 수많은 시민·신부·문화예술가·활동가가 용산에 모여 유가족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삭막한 철거현장이 따뜻한 공동체가 됐다는 것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었다. 희생자들의 죽음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연대’를 꽃피웠다. 정권이 바뀌지 않는 한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돌았지만, 끈끈한 연대의 힘은 한 해를 넘기기 전 용산에 절반의 승리를 가져다주었다. 9일 희생자 5명이 늦은 밤 마석 모란공원에 잠들었다. 누군가는 아직도 그들을 ‘도심 테러리스트’라고 부를지 모르겠다. 하지만 기자는 1년이라는 긴 시간, 숱한 취재수첩을 메워온 그들을 결코 잊지 못할 것 같다. 차디찬 물대포 속에서도 함께하러 온 이들을 향해 하트 모양을 만들어 날리던 평범한 사람들을…. 저항이라곤 모르던 사람들이 공권력과 맞서며 맨몸인 기자에겐 위험하다며 피하라던, 우직하고 따뜻한 사람들을…. <사회부 | 김지환> |
'NUDA POTENZA'에 해당되는 글 51건
- 2010.02.09 조건 없는 기본소득 UCC - Viktor Schreiber편 2
- 2010.02.02 山宿 - 白石
- 2010.01.11 용산을 기억하는 사람들 1
- 2010.01.08 평화를 빕니다
- 2010.01.01 용산 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된 것 - 12/30 생명평화미사 강론
- 2009.12.26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2
- 2009.12.22 연말연시는 용산 남일당 친구들과 함께!!
- 2009.12.07 <외박> DAY !! (12월 20일, 응암동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에서)
- 2009.12.05 "MB 얼굴 희화화한 미술작품 논란" 기사 - 네이트 베플!!
- 2009.11.23 [독재신문 9호] 함께 보기 - <굿바이 그레이스 Grace is gone>
山宿 - 白石
NUDA POTENZA 2010. 2. 2. 16:59山宿
旅人宿이라도 국수집이다
모밀가루포대가 그득하니 쌓인 웃간은 들믄들믄 더웁기도 하다
나는 낡은 국수분틀과 그즈런히 나가 누어서
구석에 데굴데굴하는 木枕들을 베여보며
이 山골에 들어와서 이 木枕들에 새까마니 때를 올리고 간 사람들을 생각한다
그 사람들의 얼골과 生業과 마음들을 생각해본다
용산을 기억하는 사람들
NUDA POTENZA 2010. 1. 11. 16:21[기자가 본 용산]355일차디찼던 두 해 겨울…그러나, 따뜻했던 사람들
경향신문 원문 기사전송 2010-01-11 00:55 최종수정 2010-01-11 04:13
- 관심지수
- 3
용산 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된 것 - 12/30 생명평화미사 강론
NUDA POTENZA 2010. 1. 1. 06:55
2009년 12월 30일 | 기도회 196일째 | 참사 345일째
|
용산 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된 것
강론 장동훈 빈첸시오 신부(인천교구 환경 노동 전담) 2009년, 용산으로 시작되었고 용산으로 끝나가고 있습니다. 근 일 년간 유가족들과 세입자들 그리고 함께 아파하고자 한 우리들은 이곳에서 열심히 신음하고 아파하고 울부짖고 또 웃고 춤추었습니다. 용산은 저에게 참 많은 변화를 가져다준 곳입니다. 무엇보다도 이곳에서 이 세상 어느 끝자락에서 만나도 상관없이 지나쳤을 수많은 사람들의 인연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세상의 무관심에 양심의 침묵에 그리고 불감증, 소통부재에 옷을 여며도 여며도 추위가 뼛속까지 파고들었지만 새로운 인연들이 그 차가운 몸을 부벼주고 대펴주고 안아주었습니다. 유가족 어머니들, 세입자 여러분들의 정성어린 밥상과 미소, 문정현 신부님, 문규현 신부님, 그리고 전종훈, 나승구, 이강서 신부님, 4월이면 결혼한다고 수줍어하는 삼돌씨, 그리고 제우씨, 희철씨, 상미씨... 그리고 잊지 못할 그 이름, 고 이상림, 고 양회성, 고 한 대성, 고 이성수, 고 윤용현. 참 많은 인연들입니다.
인연뿐만이 아닙니다. 용산은 더 이상 제 머릿속에 워크맨, 마이마이 따위를 파는 곳이 아니라 세상의 절망과 희망, 그리고 사람들의 아우성이 살아있고 사제직을 그리고 지금을 살아가는 생활인으로서 가져야할 벅찬 마음을 선물 받은 곳입니다. 참 미안하고도 고마운 곳이고 동시에 슬프면서도 기쁜 곳입니다.
미사 중 봉독된 복음도 오늘 이 자리의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한나 예언자는 수십 년 동안 기도와 고독 속에 간절히 바라고 희망했던 구세주를 만나보고 기뻐하고 환호합니다. 하지만 이 구세주는 아직 포대기에 싸여 그저 배고프면 울고 졸리면 자는 온전히 부모에게 의탁한 무방비의 연약한 존재일 뿐입니다. 이 연약한 아이가 자라고 튼튼해지기 까지는 아직 부모의 돌봄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우리들이 이 용산에서 건져올린 양심, 정의 희망 모두 아직 간신히 옹알이를 하는 연약하고 허약하기 그지없는 것입니다. 힘겹게 건져올린 이 모든 것을 소중히 간직하고 키워나가는 것은 우리들 모두의 몫입니다.
복음에서 아기의 부모들은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일상을 계속합니다. 아이는 그 일상 중에 자라고 튼튼해지며 지혜가 총명해집니다. 그렇게 연약한 아이가 자라고 성장하는 곳은 왕궁도 그리고 고관대작의 저택도 아닌 우리가 매일 살아나가는 일상입니다. 용산에서 건져 올린 희망도 정의도 그리고 양심도 모두 일상이라는 마당에서만 자라고 싹을 틔울 것입니다. 그러니 2009년 벽두부터 시작된 이곳 용산의 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된 것입니다. 매 맞고 업신여김 당하고 협박에 내몰렸고 망루에서 타죽은 우리 예수를 우리는 오늘 다시 내 품에 안아 올립니다. 아직은 아기, 아직은 관심과 사랑을 필요로 하는 완전한 무방비의 연약한 예수. 이 예수를 키우고 성장시키는 것은 우리의 책임 있는 일상이고 끊임없이 용산의 기억을 되살리려는 노력입니다.
아울러 우리가 아파하며 이곳에서 건져 올린 이 모든 희망이 굳세고 튼실해질 수 있게 하는 것 중 또 하나는 정부의 참사 당일의 지휘계통과 명령을 담고 있을 수사기록 3000쪽의 공개일 것입니다. 3000쪽을 공개해야만 정부는 늦었지만 비로소 정부답게 행동했다고 일컬어질 것입니다. 그 때야 비로소 우리는 다시 진정으로 예수를 키울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고 그날이 비로소 용산이 이 시대의 예수를 구하는 날일 것입니다.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NUDA POTENZA 2009. 12. 26. 06:20"MB 얼굴 희화화한 미술작품 논란" 기사 - 네이트 베플!!
NUDA POTENZA 2009. 12. 5. 04:49[독재신문 9호] 함께 보기 - <굿바이 그레이스 Grace is gone>
NUDA POTENZA 2009. 11. 23. 03:55Grace is gone - Jamie Cullum
독재신문을 만드는 사람들 http://cafe.daum.net/815peace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