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DA POTENZA'에 해당되는 글 51건

  1. 2011.06.30 Joseph Dana(@ibnezra)의 그리스시위 트윗생중계 발췌번역 [korean trans.]
  2. 2011.06.20 6월 7일, 함부르크 : 등록금과 예산삭감에 맞서는 15,000명의 사람들
  3. 2011.04.11 허세욱님, 당신을 기억합니다.
  4. 2011.02.15 늦은 일기 1
  5. 2010.08.19 "도끼로 뿌리를 치자"
  6. 2010.05.18 우백님께
  7. 2010.04.23 기본소득 블로그 선언 1
  8. 2010.03.23 내가 입당을 하게 될 줄이야.. 4
  9. 2010.03.08 G20에 반대하는 활동가들 모임 (3/19~21 민중의집)
  10. 2010.03.07 bologna burns!

Joseph Dana(@ibnezra)의 그리스시위 트윗생중계 발췌번역 [korean trans.]

NUDA POTENZA 2011. 6. 30. 04:45


한국 시각으로 06월 29일 22시 ~ 06월 30일 2시 사이에 올라온 저널리스트 Joseph Dana의 트윗들.
twitter @ibnezra



아테네는 포위당한 도시 같다. 도시 전역에서 충돌들이 일어나고 있고, 최루탄 소리와 최루가스 냄새가 진동한다.  

최루가스 양이 엄청나다. 경찰은 폭력을 행사하지 않고 다만  엄청난 양의 최루가스만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스인들[그리스 의회]는 긴축조치에 찬성했다. 시위는 훨씬 더 폭력적이 될 것이다.

복면을 한 그리스 청년들이 공사장을 접수하고 모든 자재들을 가져와 바리케이드로 쌓고 불을 붙였다. 거리에 있는 수천명의

젊은이들은 모두 공사장 헬멧을 쓰고 공사자재들을 불 속에 던져넣고 있다.

거리 곳곳에서 화염병이 터지고 있다.

의회 모든 곳이 최루가스로 뒤덮여있다.   

공사장을 불 지를 준비를 하는 젊은이들.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는 오토바이에 탄 경찰들의 행렬.

위장경찰로 인해 시위 사이에 충돌.

타르종이를 태우는 모닥불이 지금 온 거리를 뒤덮고 있다. 

깨부서지고 있는 은행. 활동가들, "그리스 정부는 파시스트다"

활동가들이 은행을 깨부술 때 경찰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바리케이드가 쳐졌다. 

소수의 활동가들이 ATE은행에 벽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있고 수천명이 지켜보고 있다.

경찰들이 그들을 진압하고 있다.

현장에 있는 활동가들은 자신들이 아테네중부[central athens, 행정구역 이름]를 어떻게 파괴할지를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들은 모닥불로 목표물을 에워싼 다음 파괴한다. 지금 시점에서 목표물은 대부분 은행이다.

파괴가 심하다. 유리창을 깨는 데 쓰기 위해 지하철 난간이 뽑혀 있다.

수천명이 거리를 서성이며 파괴가 벌어지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 거기에 환호하고 있다. 

걸어다니면서 사람들에게 마스크와 물을 파는 인도인들이 있다. 엉망이 돼버린 야외공연 같은 느낌이다.

내일 아침 아테네는 전장처럼 보일 것이다. 은행들은 이미 불타고 있고, 사람들은 정부는 파시스트라고 외치고 있다.  

이 모든 일은 상업과 패션의 중심지에서 일어나고 있다. 프라다 매장 옆에 있는 은행들이 불타고 있다.

아테네 최전선에서 막 돌아왔다. 은행은 더 이상 불 타고 있지 않다. 진압경찰들이 활동가들과 대치하기 위해 들어왔다. 
 
시위는 오늘 저녁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 이미 거리는 모닥불과 돌멩이들로 가득하다. 

아테네중부에 있는 수많은 모닥불 중 하나. http://twitpic.com/5imvtv

활동가들이 아테네중부에서 던지고 있는 돌덩이들의 파편. http://twitpic.com/5imx3y

아테네중부 전역에서 볼 수 있는 광경 중 가장 가벼운 수준. http://twitpic.com/5imyjq

아테네중부의 모든 거리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장면. http://twitpic.com/5in260

아테네 거리를 담은 다른 사진. 거리를 오고가는 사람들이 놀랍다. http://twitpic.com/5in84p

내가 묶는 호텔이 아테네 시내에서 대략 다섯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데 최루탄 소리가 연달아 들린다. 

타르종이를 태운 모닥불에서 검은 연기 구름이 피어오르는 게 보인다. 활동가들이 아테네의 온 거리에 피워놓은 것이다.

아테네에서 많은 폭발음이 들렸다. 그 소리는 파도처럼 몰려오고 있다. 도시를 문자 그대로 뒤흔들고 있다.

내 위치에서 아테네 시내를 보면 도시 위로 피어오르는 딱 네 개의 검은 연기 구름만 보인다.  

아테네 최전선의 축제 분위기는 정말로 놀랍다. 그리스 시민사회의 폭넓은 스펙트럼이 인상적이다.  

아테네의 주요 시위들은 아테네 5번가에서 일어나고 있다. 5번가의 HSBC은행이 불에 타고 있는 걸 상상해보라. 



발번역 by Graco


:

6월 7일, 함부르크 : 등록금과 예산삭감에 맞서는 15,000명의 사람들

NUDA POTENZA 2011. 6. 20. 19:28



6월 7일, 함부르크 : 등록금과 예산삭감에 맞서는 15,000명의 사람들




“자유롭고 비판적인 교육을 위한 발본적 민주주의를!”

독일 함부르크시 상원은 글로벌트렌드를 따라 교육예산삭감을 공언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그에 맞서 뭔가를 하기로 결정했다. 중요한 것은 함부르크가 독일에서 연방자치주(16개 주 중 하나)로 간주된다는 점이다. 각 연방주는 해당 주의 교육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2천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등록금에 저항하기 위해 5월 25일 이미 거리를 접수했다. 사실 상원은 2012년 말에 다시 등록금을 폐지하겠다고 이미 공언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자신들이 더 기다려야 할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일주일 후 (2005년 함부르크대학과 통합된) 함부르크 정경대학 Hamburg University for Politics and Economics 학생들은 대학의 일부를 점거했고, 5월 31일 오전 11시 학부 건물의 모든 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쳤다. 활동가들은 “자유롭고 비판적인 교육을 위한 발본적 민주주의를!”이라는 말을 외친 후 곧바로 성명을 발표했다.
학생들은 최근에 열린 총회(6월 2일)에서 건물 무단점거를 적어도 한 주 더 계속할 것을, 그리고 그곳을 대안적인 비판적 강의들을 조직하고 제공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것을 결의했다. 이 시점에 점거는 교강사들의 지원을 받기도 하는데, 이는 예산삭감이 경제학·사회과학 연구소 Institute of Economics and Social Sciences 전체를 위협하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교수진은 학교가 함부르크대학과 통합되었을 때 이미 예산삭감에 의해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   
또한 점거 중인 사람들은 6월 7일 시위에 참여할 준비가 되어있었으며, 나중에 시청광장에 캠프를 만들 준비를 했다.



수많은 사람들과 진압경찰

드디어 6월 7일 수만 명의 학생들, 교강사들, 교직원들, 그리고 부모들이 예산삭감과 등록금에 맞서 함께 거리를 접수했다. 시위 후, 수천의 시위대가 공언한대로 시청광장을 점거하여 캠프를 만들기 시작했다. 잠시 후 누군가가 메가폰으로 발언을 했다. “곧 모두를 위한 음식과 음료가 올 겁니다! 있다가 이 점거를 어떻게 계속해나갈지 논의할 회의가 열릴 겁니다! 우리는 계속 머물려고 여기에 온 겁니다!” 캠프의 기본 아이디어는, 모두가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동시에 교육을 만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면서 교육과 학문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안대학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따뜻한 음식이 모두에게 배분되기 전에 진압경찰부대가 쳐들어와 캠프에 있는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그들은 이런 회의나 캠프가 시청광장에서 허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이 보기에 사람들은 광장을 쉽게 떠나지 않았다. 그러자 경찰은 페퍼스프레이로 시위대를 공격하기 시작했고 폭력을 동원하여 광장에서 내쫓겠다고 위협했다. 활동가들은 경찰의 억압적인 조치 때문에 남아있는 텐트와 침낭을 가져오기로 했고, 융페른스티그 Jungfernstieg 라는 다른 공공장소로 이동했다. 그들은 이후 며칠 동안 거기서 공공강좌와 워크숍을 가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교육에 대체 무슨 일이?


시 상원은 고등교육에 대한 공공지출을 6~10% 줄이고 싶어 한다. 이는 반드시 교육과정 전체의 폐쇄를, 나아가 학부의 폐쇄를 가져올 것이다. 이는 분과학문만이 아니라 사회씨스템과 교육씨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정당이 어떤 유의 연합으로 정부를 구성하든 아무런 차이가 없다. 정치는 지난 몇 십년간 계속 똑같은 상태였다. 현재는 사회민주당 차례이다.   
시위 후 경제학·사회과학 연구소의 시위대는 언론에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는 예산삭감에 저항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한다!
지속적이고 적절한 자금지원을 받는 대학을!
모두를 위한 즉각적인 무상교육을!
학·석사 씨스템의 발본적인 개혁을!
대학의 근본적 재再민주화를!

캠프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결정 학습 self-determined learning 을 통한 열린 교육과정을 누리기 원한다. 교육, 학문, 대학, 그리고 사회에 대한 비판적 접근이 가능한 환경을!

대학은 인구의 일부 소수만을 위한 것일 수 없다. 그것은 출신, 사회적 배경, 경제적 능력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열려있어야 한다. 사회 전반의 교육 및 학습에 대한 현행의 조치들이 그러하듯, 계획된 삭감은 그런 대학이 존재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함부르크시의 대학 총장들이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는데, 그 이유는 완전히 달랐다. 그들은 ‘자기’ 대학에 더 많은 자원들을 가져오기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대학을 교육시장에서 더 특권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운동은 대학마케팅부서와 총장들에 의해 기획된 시위를 아무 생각 없이 따르지 않도록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그들의 비전은 아주 많이 다르다. 그들은 비판적 교육이 일어날 열려있는 민주적 대학을 위해 싸우는 게 아니다. 그들은 교육이 하나의 상품으로 취급되는 대학을 꿈꾼다. 거기서는 신자유주의 논리가 그 구조와 노동, 연구, 교수활동을 지배하며, 민주주의는 공허한 문구로만 사용된다.     
베를린자유대학을 탈민주화하고 상업화한 현 함부르크대학 총장(렌첸 Lenzen)을 보면 충분히 증명될 것이다. 물론 그의 비전은 개인으로서의 그와는 관계가 없다. 다만 그것은 전지구적으로 세력을 떨치고 있는 현행의 지배적인 경제씨스템과 연관되어 있다. 그것은 왜 우리가 전세계에서 동일한 징후들을 목격할 수 있는지를 설명해준다.

캠프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를 위한 대안적 삶을 시도하면서 이러한 비전에 맞서 싸운다. 



- 이 리포트는 함부르크대학 행동회의가 간행한 글에서 가져온 번역을 포함하고 있다.

-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 alternativeuni@fastmail.fm

Sources (in German): hh-heute.de ~ taz.de ~ flickr.com (more pictures) ~ stadtteilreporter-grindel.abendblatt.de ~ asta.haw-hamburg.de ~

   
 
“모두를 위한 교육 - 무상교육!”




발번역 by Graco
영어원문 : http://www.emancipating-education-for-all.org/hamburg_fees_cuts_june7 (더 많은 사진과 동영상은 여기에)


 
 
:

허세욱님, 당신을 기억합니다.

NUDA POTENZA 2011. 4. 11. 02:43


* 2년 전에 쓴 글을 그대로 옮겨놓는다. 


4월 1일.

오늘은 촛불 거시기(gxi, id, csa, it)가 있는 날이다.

아직 딱히 실천할 아이템이 없어서 경기교육감선거를 위한 피켓팅에 결합하기로 했다.

그런데 까페에 올라온 글 하나. 허세욱님 추모제 공지글.

 


 

맞어. 오늘이 그날이었지.

월요일날 용산추모제에서 한 분이 자유발언을 하면서 허세욱님을 소개+회고했었다.

그때 작년에 까맣게 잊고 넘어갔단 사실에 허탈했었는데...

며칠 사이 또 깜빡한거다. 난 진정 붕어인가. (붕어야 미안... ㅠ.ㅠ)

 

암튼 노선 급수정. 사당에서 같이 피켓팅하기로 한 분을 배신하고 하얏트 호텔로 갔다.

가기 전 대한문 지킴이님께 들러 초 3개를 받았다. 그리고 허접하지만 피켓도 만들었다.

뭐라고 쓸까 고민하다가 그냥,

"허세욱님 당신을 기억합니다 2009. 4. 1" 


이라고만 썼다.  

 

2년 전 만우절날 벌어진 거짓말같은, 모두가 거짓말이길 바랐던 그 사건.

그날 저녁 동기 언니와 시청광장 집회에 가서 무대에 세워둔 스크린에 띄워진 자막을 보고 알았다.

"허세욱님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대충 이런 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민노당 상근자 출신인 언니의 표정이 굳어졌다. 잘 아는 분이었던 것.

 



집회 후 청와대로 향하던 발걸음을 멈추고 피맛골 막걸리집에 자릴 잡았다. 

거기서 언니는 그 분의 삶을 들려주었다. 둘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담배만 뻐끔뻐끔.

그러고보니 집으로 가면서 삼촌에게 취중문자를 보낸 것도 같다.

오늘 어느 분이 분신을 하셨는데 맘이 너무 아프다고...

퉁생이 삼촌은 역시나 답이 없었지만 속이 좀 풀렸던 것 같다. 

 

2년 후 만우절날 나는 하얏트호텔로 갔다.

초 켜놓고 혼자서 노래나 읖조리다 오려고 했다.

그런데 국화 한 다발을 든 분(알고보니 까페 공지글을 올리신 분)이 계셨다.

현장의 정확한 위치를 몰라서 작년 1주기 때의 사진에 의지해 찾아야할 판이었는데,

그 분과 그 일행 덕분에 쉬이, 덜 춥게, 덜 외롭게 허세욱님을 기억할 수 있었다.

 



나는 인간 허세욱을 잘 모른다. 그는 인간 그라쪼를 전혀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를 기억한다.

"누군가가 시켜서 하는 일은 싫다. 나는 내 자신을 버린 적이 없다." 


그의 외침이 나의 외침인 한, 그 외침이 계속되는 한,

나는 '그'고, 그는 '나'다. 

 

 

PS. 죽으면 허세욱님이 운전하시는 택시 한번 타보고 싶다. 오라이? 오라이!

 

:

늦은 일기

NUDA POTENZA 2011. 2. 15. 07:11

부산에서 맞는 일요일.
점심을 먹고 집을 나섰다.

고향집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보수동 책방골목이 나온다.
(동네이름이 보수동이라니... 부산에 살 땐 너무나 익숙해서 몰랐는데 지금은 좀 징그럽다.)
1박2일에서 이승기가 다녀갔다더니 그래서일까. DSLR을 둘러멘 사람들이 꽤 보였다.

책 몇 권을 사고 국제시장을 가로질러 자갈치시장으로 갔다. 
표지판 노선도에 한진중공업이라고 적혀있는 버스는 30번과 66번이다.
한진중공업이 워낙 규모가 큰 곳이라 태종대행 버스는 모두다 들르지 싶었지만,
어느새 이방인 아닌 이방인이 된 나는 그냥 안전하게, 혹은 소심하게 정류장 이름이 노출된 버스를 기다렸다.

십수대의 버스를 보내고 드디어 30번 버스에 올랐다. 
변함없이 터프한 부산 버스를 몸을 싣고 영도다리를 건넌다.
신공항 유치를 위한 현수막이 부산 시내에 빼곡하더니만 영도도 예외가 아니다. 

버스에서 내려 횡단보도에 섰다.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며 차도를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대학 1학년 때가 생각났다.
2003년, 부산으로 놀러온 동아리 사람들과 태종대에 갔다오던 길. 휘날리던 붉은 깃발과 울려퍼지던 쟁가.
그리고 피서객의 모습을 하고서 그 광경이, 그 소리가 가물가물해질 때까지 눈을 떼지 못했던 나.
'체제순응적'이진 않지만 그렇다고 '운동권'은 아닌, 
'좌파', '저항', 'ㅈ같은 자본주의', 뭐 이런 눈곱만큼의 감수성만 갖고 있던 시절의 나. 

횡단보도를 건너니 약간 살벌한 광경이 펼쳐졌다.
회사 정문을 가로막고 있는 25인승 정도 될 법한 버스는 유리창이 모두 박살나 있었던 것.
차마 그 모습을 찍진 못하고 건너편 건물을 찍는데, 경비아저씨가 보안 때문에 찍으면 안된다고 한다.
(그때는 약간 아니꼬왔는데, 나중에 돌이켜보니 아저씨의 태도는 생각보다 상당히 상냥했다.)

  


'아, 네.'

대충 끄덕이고 고개를 돌리니 경비실 앞에 삼삼오오 불을 쬐는 분들이 보인다. 
근데 사수대인지 구사대인지 알 수가 있어야 말이지.
난감해하며 주변을 둘러보는데, 누가 봐도 소위 '외부인' 같은 젊은 남녀가 통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어떻게 좀 껴서 들어가보려고 인사를 했다. 

'서울에서 온 학생인데요. 고향 내려왔다가, 어쩌고 저쩌고...'
'아, 저희도 통화해보고 있어요.'

출입절차는 민망할 정도로 간단했다. 그냥 출입기록만 작성하면 되는 거였다. 
(그래도 소속에 연구공간 L이라고 당당하게 기록했다.)
함께 들어간 분들은 민노당 <진보정치> 기자분들이었다. 
(그러고보니 통성명도 못하고...)
당원도 아니고 단체회원도 아니고 그냥 혼자 왔다고 하니까 약간 의아해하는 것 같았다.
(괜찮다. 이제는 익숙하다.)

오른쪽으로 꺾어들어가자 농성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무전기를 들고 뛰어다니던 꼬마 아이들이 다부진 억양으로 갑자기 말을 건다.

'용화상이 뭐에요?'
'응? 용화상?'

아빠가 뭔가를 알려줬나본데 무전이라 잘 못 들은 것 같았다. 한 아이가 무전기 너머에 있는 아빠에게 재차 묻는다. 

'용화상이 뭐야?'
'영화 틀어주니까 가라고.'
'영화? 우와!'

아이들은 신이 나서 어디론가 뛰어갔다.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니 평택에서 만났던 아이들이 생각났다.
이젠 이름도 가물가물한 아이들.. 많이 컸겠지. 학교 갈 준비를 하는 친구도 있겠구나.

농성장을 메운 현수막과 자보, 띠, 편지들은 마치 악귀를 막아주는 금줄처럼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고,
한쪽에는 사수대가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모닥불을 쬐고 있었다.
아, 김진숙님이 자랑하던 군고매가 저기서 구워졌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크레인.



크레인을 보자마자 숨이 탁 막혔다. 
어찌나 높은지 어지간히 뒤로 물러나지 않으면 카메라에 다 들어오지도 않는다.
김진숙님이 어디에 있는지 가늠조차 안됐다.
기자라면 이것저것 물어라도 보겠지만, 
듣보잡 시민? 학생! 트위테리안! 삶정치적 활동가!!인 나는 그마저도 너무나 조심스럽다.
그냥 쥐죽은 듯이 글귀들을 읽어나갔다. 



제발로 내려가는 법을 잊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잠그고 올라온 문이지만 제 힘으론 저 문을 열 수가 없습니다.
제가 걸어내려가는 법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할 때
여러분들은 문 여는 법을 잊지 말아주세요.




글로 감동주지 못하고
말로 감동주지 못해요
그냥 이 자리 말없이 지켜나갈게요 ^^
사랑해요 아주 많이 ^^


그래도 인사는 드려야겠다 싶어 다가갔다. 
그래, 제일 만만한 게 학생이고 트위테리안이다. (삶정치적 활동가는 너무나 많은 맥락을 요하니까..)
아까처럼 '서울에서 공부하는 학생인데 고향에 왔다가 와봤어요'라며 인사를 드렸다.
그러자 한 분이 '트위터에서 보셨어예?'라고 묻는다.
'네, 트위터에서 소식 접하고 있어요. 물 드시기 시작한 것도 트위터에서 보고 알았어요.'
다른 분은 막걸리를 권하시고, 또 다른 분은 쏘세지를 권하신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숫기 부족으로 먹진 못했다.)

저녁에 문화제가 예정되어있어지만,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야했다.
이만 가보겠다고 죄송하다고, 대신 트위터로든 뭐로든 사람들에게 많이 알리겠다고 인사를 드렸다. 
<진보정치> 기자분들께도 인사를 드리는데 인터뷰 해주시던 분(아마도 노조간부)이 저녁 먹고 가라고 하신다. 
나는 숫기 부족과 시간 부족으로 사양할 수밖에 없었다. 
'억수로 맛있는데... 나는 분명히 대접할라캤다'며 농을 던지셔서 한바탕 크게 웃었다.

나는 속으로,
'얼른 좋은 날 와서 숫기고 나발이고 벗어던지고 막걸리며, 쏘세지며, 군고매며 편하게 먹고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인사했다.






건너편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고 나오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중년남성들이 야광봉 같은 걸 들고 횡단보도를 건넜다.
함께 건너던 영도 주민들이 수군거렸다. 

한진중공업은 직장폐쇄를 단행했고, 또 다른 2명의 노동자가 크레인에 올랐다. 

그리고 폭설이 왔다.




:

"도끼로 뿌리를 치자"

NUDA POTENZA 2010. 8. 19. 02:31


"뿌리를 끊는 도끼"는 장작 패는 사람들과 물 긷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이 말은 누가복음과 마태복음에서 왔는데, 여기서 이 말은 세례요한이 계급적 오만을 향하여 퍼붓는 저주의 일부이다. 이 말은 또한 메시아와 불에 의한 세례에 대한 그의 고지의 일부이기도 하다. 이 어구는 영국혁명에서 기꺼이 전유되었는데, 예를 들어서 지체 높은 자들에게 가지고 있는 부를 빈자들에게 내놓으라고 명령한 아비저 콥은 그를 비판하는 자들에게 "도끼로 나무의 뿌리를 끊음"으로써 답했다. 세례요한의 혁명적 의미들과 "뿌리를 끊는 도끼"는 1790년대에 대서양의 양쪽에서, 복음주의자들과 세속적인 급진주의자들 모두에게서 부활되었다. 
(『히드라』, 474쪽)

 
요한이 많은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이 세례 베푸는 데로 오는 것을 보고 이르되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를 가르쳐 임박한 진노를 피하라 하더냐 / 그러므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 /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나님이 능히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게 하시리라 / 이미 도끼가 나무 뿌리에 놓였으니 좋은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져지리라 / 나는 너희로 회개하게 하기 위하여 물로 세례를 베풀거니와 내 뒤에 오시는 이는 나보다 능력이 많으시니 나는 그의 신을 들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 그는 성령과 불로 너희에게 세례를 베푸실 것이요 / 손에 키를 들고 자기의 타작 마당을 정하게 하사 알곡은 모아 곳간에 들이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시리라

마태복음 3장 7-12절



왕들, 사제들, 정치가들로부터 전쟁은 생겼다.
이들의 안전이 인간의 깊은, 덜어지지 않는 슬픔이고
이들의 화려함이 인간의 격하이다. 도끼로
뿌리를 치자, 독나무가 쓰러질 것이다.
그리고 그 독기운이 든 날숨이 
멸망, 죽음, 슬픔을 퍼뜨리는 곳에, 수백만 명이
뱀의 기근을 해소해주고 있으며, 그들의 뼈들이
독바람 속에서 묻히지 않은 채 바래가고 있는 곳에
정원이 세워지리라, 예쁘기가
이야기에 나오는 에덴을 능가하는. 

- Percy Bysshe Shelley, Queen Mab
(『히드라』, 475쪽)
 



:

우백님께

NUDA POTENZA 2010. 5. 18. 13:22

2009년 5월 20일에 쓴 글(http://blog.naver.com/irreducible/70031134906)을 옮겨놓는다.


우백님.. 늦었네요. 
1주기가 지났는데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어 댓글로 대신합니다. 
면식도 없는 제가 너무 친한 척 해서 부담스러우신가요? ^-^
당신이 저 너머로 가신 5월 16일, 전 용산에 있었습니다. 
대전에서는 한판 큰 싸움이 벌어졌구요.

국가권력에 의한 타살과 사회적 타살로서의 자살... 
산업재해는 이제 삶-재해가 되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네요.
재해가 더 이상 작업장에서만 일어나는 특수한 일이 아니라 
우리의 삶 전체를 감싸고 꽁꽁 동여매는 보쌈주머니 같다는 느낌이에요.

하지만 삶에 대한 욕망, 존엄에 대한 의지는 여전합니다.
아니, 그건 여전한 게 아니라 영원한 것이죠.
당신이 생계에 대한 염려를 잠시 내려놓고 이라크를 생각할 때,
사측의 부당한 지시에 대한 거부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
바로 그'때' 바로 그 '순간'이 지금도 영원한 것처럼 말예요.

우백님과 드물지만 이렇게 만날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합니다. 
또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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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블로그 선언

NUDA POTENZA 2010. 4. 23. 03:25


기본소득 블로그 선언


이 도시에 남은 것은 성장주의 체제와 그를 보호하기 위한 과시적 통치 뿐이다. 이 나라의 모든 도시는 외환위기와 금융자본주의의 과도기를 지나며 저마다 상표가 붙여졌고, 모든 공기업은 공공성이 아닌 매출액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든 개인의 주거권, 사회권, 참정권은 물론이고 목숨 그 자체마저도 손익률에 기준해 평가되는 지금, 모든 도시민 역시 성장연합의 상업적 소유품일 뿐이다. 

신자유주의 수탈 체제는 모든 사회공공성을 파괴하고 개인의 삶마저 갉아먹는 지경에 이르렀다. 수탈당하는 것은 현재와 과거 뿐만이 아니다. 고작 1년 동안, 100만명에 달하는 사람이 금융채무자라는 굴레를 덮어썼다. 우리의 미래는 점점 더 빠르게 수탈당하고 있다. 아비규환의 땅 위에서 정권은 이 나라가 선진국의 국격을 이룩했다며 축배를 들고, 우리가 쌓아올린 것은 언제나 우리의 것이 아니다. 가당치 않게도 민주공화국이란 상표로 포장된 이 나라에서, 우리는 정치경제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한다. 모두는 오로지 자산이고, 자원이며, 상품일 뿐이다. 

생계를 잇지 못해 죽어가는 사람들이 쌓여가는데도 지배자들은 우리에게 더 양보할 것을 요구한다. 파업하지 말고, 투쟁하지 말고, 노동조합조차 만들지 말고, 눈을 낮추고, 일하라고 외친다. 그러나 우리에겐 일할 자리도 없다. 

그들은 이제 우리에게 어떠한 공공재도, 어떠한 자연적 유산도 허락하지 않는다. 교통과 역사를 자본에게 넘겨주고, 강과 산을 개발산업에게 제물로 바치고, 급기야 사람마저도 생산하려 든다. 자녀를 생산하지 않은 게으른 부모에겐 복지를 제한하고, 지하철 역사에는 자녀를 많이 생산하지 않은 자를 죄인으로 묘사하는 광고를 붙이고 있다. 우리에겐 사회권도, 주권도, 생존권도, 그 어떠한 인격도 없다. 경제적으로 배제된 모든 이들은 인간사회로부터도 배제되었다.

봉쇄된 권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모든 의무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배제된 인격에게는 등가교환의 시장적 권리마저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에게 ‘법과 원칙’이라는 칼날을 들이대지만, 있는 자는 법으로부터도 자유롭다. 지난해 정권에 의해 단행된 이건희의 단독특별사면은 만인이 법 앞에 불평등하다는 새삼스럽지도 않은 사실을 역사에 각인했다. 만민의 자유를 탈취한 자들은 스스로에게 자유주의라는 기만적 명분을 휘장 삼아 두른다. 그 휘장 아래에서 빈민의 자유는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사상의 자유는 법적으로도 통제당한다. 그들은 심지어 자유를 위해 국가보안법을 지키자고 주장한다.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자유는 지배할 자유이며, 착취할 자유이고, 수탈할 자유다. 피지배자의 자유가 원천적으로 통제당하는 그들만의 사회에서, 물질적으로 독립되지 않은 그 어떤 누구도 법의 주인이, 국가의 주인이, 사회의 주인이, 자신의 주인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법의 주인, 국가의 주인, 사회의 주인, 자신의 주인이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같은 공화국의 국민이기에.

공화적 자유는 타인의 지배와 간섭 위에서는 보편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 사회의 오랜 역사가 이를 실증해 왔고, 오늘날 정권이 노골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용산 남일당에 몽둥이와 방패를 들고 난입한 경찰과 용역들은 지배자들 본인이었던가? 아니다. 쌍용자동차의 노동자들과 맞서 싸운 구사대는 자본가들 본인이었던가? 아니다. 침략전쟁에 나선 파병군인들은 관료들이었던가? 아니다. 모두가 빈민, 부자유한 자, 그리고 노동자였다. 상처를 주는 역할도, 상처를 받는 역할도 부자유한 자들의 몫이다. 부자유한 우리는 점점 더 악하고, 신경질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것은 우리의 본질적 모습이 아니다. 사회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모습일 뿐이다. 물질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자들에게 지배와 간섭은 일상이다. 

수탈당한 자유와 권리는 구걸로 돌려받을 수 없다. 그렇다고 흥정으로 돌려받을 수도 없다. 애시당초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모두 수탈당한 우리가 흥정할 자산이 어디에 남아있는가? 수탈당한 모든 것을 돌려받을 방법은 역수탈 뿐이다. 이윤으로 전환된 모든 개인의 삶, 기여 없이 증식하는 자본가치, 이 모든 것은 보편적 개인이 돌려받아야 한다. 모든 불로소득과 투기소득은 강제적 환수를 통해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으로 지급되어야 한다. 사회는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삶에 필요한 제반요건을 보장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부자유는 오직 ‘탈취의 부자유’ 뿐이다. 오직 우리가 같은 공화국의 국민이라는 이유만으로.

헌법1조는 이 나라를 ‘민주공화국’이라 규정하고 있다. 민주공화국은 모든 국민이 주권을 가지는 나라이며, 모든 국민이 주권을 행사할 실질적 자유를 가지는 나라이다. 국민주권은 국민 모두의 복지라는 사회경제적인 기본 조건이 충족된 경우에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보편적이고 충분한 복지는 민주공화국의 기초적 토대이며, 국가는 이를 보장할 모든 의무와 책임을 가진다. 노동이나 자산, 가족관계나 그 어떤 것도 민주공화국의 복지를 위한 거래대상이 될 수 없다. 민주공화국의 복지는 보편적이며, 조건이 없어야 한다. 민주공화국의 모든 국민은 그들이 실질적인 주권자가 되기 위하여 물질적 독립을 보장받아야 한다. 기본소득은 모두의 억류된 자유와 권리에 대한 요구이며, 민주주의 그 자체에 대한 요구이다. 억류된 자유를 해방하라.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라.


2010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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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입당을 하게 될 줄이야..

NUDA POTENZA 2010. 3. 23.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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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에 반대하는 활동가들 모임 (3/19~21 민중의집)

NUDA POTENZA 2010. 3. 8.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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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logna burns!

NUDA POTENZA 2010. 3. 7. 11:53


Celebrating Bologna? We don't think so.

Don't get the torches out just yet – this website has nothing to do with the Italian city and we certainly don't advocate setting it on fire.

But Bologna isn't just a city, it's also the name of a European university reform process which has been wreaking havoc on higher education for the last ten years.

Yet, on the 11th of march 2010 the education ministers of 46 countries want to celebrate the 10-year anniversary of said Bologna process in Vienna. They won't be alone – no party without us!

We will disturb their celebrations with peaceful but loud demonstrations andblockades in the streets of Vienna. In the following days there will be an alternative summit. Check out our plans for the week of action below!

Read more about us! (Also available in GermanFrench and Turkish)

Welcommunication! Join in an post on our open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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