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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0.01.21 세계 베게 싸움의 날 2
  4. 2010.01.17 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大 연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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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10.01.01 용산 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된 것 - 12/30 생명평화미사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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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I 세미나]『VOL』2호 좌담 "기본소득이란 무엇인가" 중 일부 번역

지필묵 2010. 1. 26. 22:11

기본소득이란 무엇인가                                                               

* 기본소득, 그 기초개념
* 기본소득을 둘러싸고
* 노동과 가치형성 - ‘척도’에 대한 물음
* 국가와 돈
* 다시 기본소득을 둘러싸고


좌담 : 山森 亮(야마모리 토오루) + 萱野稔人(카야노 토시히또), 酒井隆史(사카이 타카시), 渋谷 望(시부야 노조무), 白石嘉治(시라이시 요시하루),田崎英明(타자키 히데아키) 

역자 : 그라쪼 



노동과 가치형성 - ‘척도’에 대한 물음

타자키 : 
기본소득 논의에서 중요한 논점 중 하나로 온정주의[paternalism] 비판이 있죠. 일본에서는 성실히 일하는 것, 즉 생활보호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논의의 전제가 되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생활보호의 수급자격자에 대한 판단기준에도 ‘좋은 시민인가 아닌가’가 전제로 있습니다. 온정주의 비판이란 결국, 자신이 생활보호로 받은 돈을 어떻게 쓰든 상관없지 않냐, 그 돈으로 어떤 식으로 살든 상관없지 않냐 라는 태도를 인정하게 만드는 것까지 포함되는데요. 『VOL』의 관심에서 말하자면, 노동과 수입이 연동되어있는 이미지를 얼마나 끊을 수 있을지 입니다. 
가령 작년에 골드만삭스 재팬 CEO의 보너스가 63억엔, 사원 전원의 평균이 7300만엔이나 되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한편 인류 중 15억명은 하루 2달러 이하로 생활하고 있고요. 이것은 네그리와 하트가 『제국』에서 말하듯이 노동과 그 대가로서의 수입 사이의 ‘척도’라는 것이 현대 자본주의에서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증거죠. 그래서 우리는 거꾸로 그와 같은 척도를 무시하고 소득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카이:
부의 형성에 노동이 하는 역할이 현대 자본주의에서는 현저히 저하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른바 지식자본주의론 등, 비교적 여러 사람들이 말하고 있는 것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노동시간이 구체적인 척도로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노동력의 사회적 평균으로서의 지출이라 할지라도 노동과 가치가 측정가능한 방식으로 연결되어있다는 것 자체가 원래 환상이었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현대 자본주의에서는 그 모순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죠. 앙드레 고르는 이전의 케인즈주의적 복지국가의 경우 완전고용을 어느정도 실현함으로써 물리적으로 그것을 관리해왔지만 지금은 그와 같은 형태로 고용을 보장할 수 없어졌다고 말합니다. 사회적 필요노동시간이 점점 감소해감에도 불구하고 노동을 유일한 루트로서의 부의 창구로 삼는다면, 예를 들어 ‘고용창출’ 이데올로기에 따라 ‘비생산적 노동’인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써비스노동을 증식시킴으로써 일부 부자들의 재산이 ‘머슴살이노동’을 통해 배분되는 식의 가난을 가져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르는, 이제부터 ‘일하는 만큼 대가를 얻는다’라는 담론이 점점 물질적 기초를 결여하며 이데올로기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죠. 확실히 ‘니트족’을 둘러싼 논의나 ‘설교’를 듣고 있다는 느낌, ‘완전고용’을 전제한 정신론(精神論)이 분출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부의 생산과 노동의 연결이 느슨해진다는 것은 자유시간의 증대를 가능성으로 갖고 있다는 뜻이기에, 고르는 [기본소득을] 시간단축과의 조합 속에서 구상하고 있습니다. 네그리가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현재의 빈곤, 가능한 것으로서의 부』(Misères du présent, richesses du possible d’André Gorz, 1997)라는 제목의 저작은 그 점을 말하고 있죠.
  이와 같은 고르의 담론에 대한 오뻬라이스모 계열의 비판은, 무엇보다도 ‘머슴살이노동’[=써비스노동]을 ‘비생산적 노동’으로 포착하는 고전경제학 이데올로기를 재현하고 있는 점에 맞춰져 있습니다. 고르는 『요강』(맑스)의 일반지성론 등도 활용하고 있으나, 포스트포드주의 단계에서 새롭게 지배적 지위를 점하는 비물질노동의 성격을 왜곡하고 있으며 점점 무의미해질 고전경제학적 범주에 의존하고 맙니다. 그 점이 그의 기본소득과 시간단축의 조합이라는 구상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이러한 비판에 대해서는 최근작 『비물질』(L'immaterial : Connaissance, valeur et capital, 2003)에서 고르 나름의 응답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시부야 :
노동이 하는 역할의 저하라는 점에서 말하면, 최근 노동이 ‘아르바이트화’되고 있는 측면이 있죠. 이것은 워크페어 이야기와도 연결됩니다. 마이클 무어가 <볼링 포 컬럼바인>에서 워크페어를 비판하고 있는데, 이제 노동이 일벌백계처럼 되고 있어요. 생활보호 자격조건으로 자기 집에서 엄청나게 먼 곳에 직장을 두고 고생하는 대가로 생활보호를 받아도 좋다, 그게 싫으면 생활보호 받지 마, 라는 식이죠. 그래서 노동이 징벌과 같은 것이 되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카야노 :
복종의 증거와도 같은 노동. 온정주의에는 그런 점이 있네요. 복종하면 그 대가로 생활을 돌봐준다는 점이요.

시부야 :
기본소득와 워크페어는 사실 굉장히 가깝다는 느낌이 듭니다. 생존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에서는 상당히 가깝고, 그래서 거기에 조건을 붙이느냐 붙이지 않느냐가 중요한 차이인 것이죠. 그 차이를 묻고 있는 게 아닐까요.
  
사카이 :
포스트 웰페어라는 점에서는 동일한 기반, 동일한 조건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깝다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워크페어는 웰페어가 무의식의 기반으로 갖고 있던 노동(취직)과 소득(복지)의 연결이 물질적으로 단절됐을 때 의식상으로 그것을 연결하고자 한 시도라고도 말할 수 있을 텐데요. 예를 들어 조건이 붙는 기본소득인 참가소득이 그 일종이죠. 기본소득의 무조건성을 억누르고, 공인된 직업훈련이나 교육을 받는 것이라든지, 어린이·고령자·장애인을 돌보는 것, 자원봉사활동에 참가하는 것 등 조건을 부여해 그 대가로 소득을 보장하려는 아이디어입니다. 이것은 워크페어와 기본소득을 연결하는 방식인데, 이것을 무조건적 기본소득에 대한 이행기로 위치 짓는 사람도 있는 것 같더군요. 
지금 워크페어에서의 노동의 징벌성이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만, 그와 관련하여 코바야시 하야토씨가 이번 호에 뉴욕의 워크페어 사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거기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일종의 우스꽝스러운 코미디입니다. 실업보험 급여자격으로 자신의 노동력이나 인적 자본으로서의 숙련[skill-up]이 의무로 지워지기 마련인데, 그 의무 지워진 노동에는 도무지 취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많습니다. 실질적인 취직가능성이나 소득가능성과 얼마나 관계가 있는지 거의 알 수 없는 상황이어도 어쨌든 살아있으니 노동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상식’을 계속 보여줄 것을 강요받게 됩니다. 물질적으로 소득과 노동이 단절되어있는 상황을 관념으로 메우는 효과가 이런 신체규율이 되어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요.

카야노 :
온정주의에 대한 비판으로서 기본소득 논의가 있다, 이건 정말 맞는 말이에요. 착각하기 쉽지만, 민중의 생활에 대한 보장을 공적으로 행하는 것이 그대로 공권력의 강화로 이어질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 않고요. 라짜라또도 이번에 번역된 논문 속에서 말하고 있듯이, 생활보장이 온정주의로 행해지기 때문에 바로 공권력이 비대해지는 것입니다. 가령 어떤 사람의 생활을 보장하는 것이 문제가 되었을 때 그 사람에게 생활을 보장받을 ‘자격’이 얼마나 있는가, 얼마나 순종하며 얼마나 일할 의지가 있는가, 노동자로서의 능력은 얼마나 있는가, 얼마나 규율 있는 생활을 하는가, 국적이나 인종은 무엇인가 등등, 그런 것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권력장치가 발달하는데요. 그것이야말로 삶권력의 방식이며,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적 생활보장을 목표로 하는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삶권력에 의해 성립되는 행정기구는 제거되고 또한 그로 인해 국가권력도 점점 축소될 것이라고 라짜라또는 말합니다. 
여기까지는 좋지만, 다만 그런 논의의 전제가 되고 있는 인식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즉 ‘노동과 임금의 분리’라는 것을 현대 자본주의의 특징으로서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카이씨도 아까 슬쩍 말씀하셨지만, 원래 자본주의에서는 노동과 가치가 연동된 적이 한번도 없기 때문입니다. 연동되지 않기 때문에 노동은 자본주의에게 필요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연동되어있지 않음’으로부터 ‘자본주의는 이제 노동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끌어낼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시부야 :
일본에서도 종전 직후에,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고려하는 마켓 바스켓 방식[각주:1]이라는 임금산출법이 노동자 쪽에서 제시되었습니다. 사실 이것은 임금이 노동의 대가라는 사고방식과 크게 동떨어진 것입니다. 이후 임금이 노동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라는 환상은 오히려 경영자 쪽에서 능력급이라는 형태로 도입되었습니다만, 이제 흔들리고 있습니다.

사카이 : 
오뻬라이스모가, 보통 전통적으로 맑스주의 이론의 핵심으로 생각되어온 노동가치론을 맑스 이론의 내부에서 가장 비판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1960년대인 대중노동자 시대에 노동가치론의 경제주의적 해석을 비판하며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관점이 나타납니다. 그것은 남부에서 온 이주민인 불안정노동자들, 주변적 노동자들이 항상 노동운동의 기폭제가 되는 이탈리아의 경험과 그것에 입각한 뜨론띠 이후의 『자본론』에 대한 ‘전복적’ 해석 - 자본축적과정을 노동자와 그 힘의 편에서 생각하는 - 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 생산과 재생산, 생산적 노동과 비생산적 노동이라는, 맑스를 포함한 고전경제학의 기본적인 범주를 철저히 문제 삼을 수 있게 한 데도 그들의 기여가 큽니다. 일본에서 그 이론적 실험과 변천에 대한 연구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네그리의 논의에서 노동가치론이 성립될 수 있는 때가 있다면 그것은 매뉴팩처 시대입니다. 얀 물리에 부땅 등은 노동가치론이 타당한 것은 노예제뿐이라고 말합니다. 맑스는 노예제를 자본주의의 전사(前史)로 위치 짓습니다만, 브로델이나 월러스틴의 역사학을 참조하면 그 인식도 바뀝니다. 노예제는 자본주의 역사 속에 통합된 것입니다. 노동자의 재생산을 기축으로 하여 경제가 구성되는 것은, 노예주나 플랜터(planter)가 노예의 라이프 싸이클을 기초로 노예의 매매가격을 계산하는 플랜테이션 경제에서만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아무튼 문제제기를 요약하면, 실질적으로 가족임금이라는 형태라 하더라도 노동시간을 척도로 가치가 생기는 것처럼 관리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불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타자키 : 
노동을 시간으로 계산할 수 있는 것은 19세기적인 산업생산의 시기, 즉 가족임금이 아직 성립되지 않은 시대죠. 페미니즘의 대대적인 패배는 가족임금제에 의해 야기되었지만 그 가족임금제도 포스트포드주의 체제에서는 성립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명료화하면 좋을까요. 신자유주의의 가장 솔직한 대답은 ‘죽어’이지만(웃음),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어떻게 연착륙할 수 있을까, 아니면 보다 과격한 빈자들의 응답을 만들어낼 것인가라는 문제겠죠.  

야마모리 :
임금이 노동의 대가라는 것이 원래부터 허구였다는 말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네그리 등의 논의에서는 항상 ‘현재’가 문제되고 있어요. 최근 40년간 계속.(웃음)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에 초점이 있고 ‘지금 여기’에서 행동을 일으킬 이유에 대한 설득력을 갖고자 하기 때문에 최근의 자본축적방식의 변용 등에 주목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논의도 주의 깊게 읽어보면 원래부터 허구였을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고 있죠.
자 이제 척도가 없어졌다, 원래부터 척도 같은 건 없었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한편으로 아무리 잠재적이라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척도라는 게 있을 겁니다. 물론 지금까지 기능했던 척도를 모두가 의심하기 시작하는 것이 현 상황이고, 최저임금으로 1일 8시간 주5일 일해도 먹고 살 수 없는 현실이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편으로 기본소득을 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척도를 기초로 최저임금인상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어야겠죠. 바로 그때 권력은 ‘화이트칼라 제외’라는 형태로 자신의 이해(利害)에 기초하여 척도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시라이시 :
그러네요. 그래서 저는 먼저 ‘기본소득 도입하라’라는 구호의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발상[concept]으로서 예시(豫示)적인 잠재력[potential]을 품고 있어요. 기본소득을 요구함으로써 현대 자본주의의 양상이 보이기도 하고 국가에 대한 요구사항이 차차 일어나기도 합니다. 감히 말하자면 기본소득은 우리로 하여금 ‘미래’를 엿보도록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기본소득이라는 주장을 은폐하려는 힘도 움직이고 있는 거겠죠. 기본소득이라는 말만 해도 비웃는 것처럼. 그런 사람들은 결국 관리와 생산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겁니다.
 
시부야 :
우리가 기본소득을 주장함으로써 적어도 행정 쪽이 그것에 응답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겁니다. 위정자들이 왜 기본소득이 무용한지를 증명하고자 한다면, 그것을 기초로 우리가 제도를 다시 설계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증명을 우리가 짊어질 필요는 없으니까요. 최종적으로는 아마도 척도를 둘러싼 싸움이 생길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와 돈

시라이시 :
기본소득은 세밀하게 구축되어가는 제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단순한 요구’로서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따라 현대 자본주의가 비물질적인 양상을 드러내고 있는가, 또는 노동과 임금은 원래 대응되지 않았다와 같은 생각이 전망[perspective]으로 열립니다. 그것을 은폐하기 위해 위정자들도 여러 가지로 꾸며낼 것이고 다양한 사회적 알력이 드러날 것입니다. 그러한 효과가 있을 거라고 봐요. 종래의 사회보장이라는 형태로 국가를 굴리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기본소득이라는 형태로 굴리는 것이 좋은가, 어느 쪽이 국가에 대한 요구로서 혹은 그 폭력에 대한 통제로서 알맞은가가 보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카야노씨의 국가론으로 말하자면, 국가는 폭력의 운동이며 결코 소멸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문제는 국가를 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폭력에 대한 통제인 것이죠. 그리고 최근작 『돈과 폭력의 계보학』에서도 강조되고 있습니다만, 돈은 교환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국가의 징수 또는 찬탈을 위해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돈의 분배를 통해 폭력을 통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복지국가는 그런 성질의 것이었겠지만 그 정책적인 온정주의를 우회하지 않고 기본소득으로 폭력으로서의 국가의 운동을 통제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카야노 :
그렇죠. 국가권력의 원천은 폭력의 행사에 있기 때문에 기본소득을 통해 폭력을 통제하는 것은 필연적인 물음이 되리라고 봅니다. 
저는 제 책에서, 돈에는 교환과는 별개의 기원과 기능이 있는 게 아닐까 지적했습니다. 자본주의를 사고할 때 교환에 의해 자본주의가 성립되고 있다는 관점이 뿌리 깊게 있습니다만, 사실 교환 그 자체는 결코 자본주의를 낳지 못합니다. 그게 아니라 먼저 빼앗는 것과 빼앗기는 것의 관계가 있어요. 빼앗는 쪽이 권리관계를 억지로 짜맞춰서 여기는 나의 소유권이 미치는 곳이니까 여기서 일하는 놈들은 반드시 그 노동의 성과를 자기 것으로 할 수 없다, 그 성과는 모두 나의 것이다, 라는 형태로 돈을 가로챕니다. 이른바 시초축적의 구도죠. 돈은 그러한 권리관계를 폭력적으로 설정하는 것에 관계되어 있고, 역사적으로 말하면 어음이 그 구체적인 형태입니다.
맑스의 노동가치론이 새롭다고 한다면, 그것은 가치를 교환비율과 노동비율의 연동으로 사고하는 것을 그만두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자본으로서의 가치의 원천은 교환이 얼마나 일어나는가로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본소득이 제기하는 문제는 정말로 그 지점과 관련되어 있어요. 노동과 임금은 원래부터 연동되어 있지 않다. 특히 현재는 그것이 눈에 보여서 명백하니까요. 골드만삭스 보너스 이야기도 그렇지만, 미국 석유관련기업의 CEO도 막대한 보수를 얻고 있습니다. 옥시덴탈사(社) CEO는 250억엔 정도 받고 있다는 뉴스가 있었죠. 단순하게 그 CEO가 연간 250일 일했다고 하면 하루에 1억엔을 번 게 됩니다.(웃음) 왜 미국의 석유관련기업 CEO가 그렇게 보수를 받게 되었냐면 이라크전쟁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고 그에 따라 기업의 주가도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정말이지 자본의 가치는 교환보다도 정치권력을 통한 수탈에 의해 생겨나고 있는 겁니다.   
이런 사태가 점점 명백해지면, 결국 노동과 임금의 관계는 뭐냐는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시라이시씨가 말씀하신 대로, 돈의 논리를 역이용해 하나의 가능성으로서 기본소득을 위치 짓는 것이 중요해지겠죠. 가령 지금은 자본주의가 노동과 임금의 연결을 끊으려 하고 있습니다. 노동과 관계없이 보수를 받는 사람은 받고, 받지 못하는 사람은 받지 못하는 그런 사태를 강화하기 위해서죠. 기본소득은 그것을 역이용하는 것입니다. 노동과 임금이 연동되지 않으면 일하지 않고 돈을 받아도 되는 거잖아, 라고 말이죠. 

야마모리 :
노동가치론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관습, 즉 정치인 것이죠. 반복하게 되는데, 다만 어느 정도의 척도에 대한 감 같은 것은 지금도 공유되고 있는 게 사실이고 그것을 서로 연결시키는 감각이나 요구 - 적어도 이 정도의 소득은 필요하다라든가 - 는 무시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복지는 조건부의 돈으로 국가에 의해 움직이고 있습니다만, 강요되는 척도에도 우리가 납득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이 있으니 그런 지점에서 이론을 세우는 것도 놓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척도가 허구라고 말하며 버리고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논의에서 척도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자키 :
알랭 까이에 등은 복수경제라는 말을 씁니다. 즉 시장이나 국가에 의존하는 경제가 아닌 영역을 어떻게 만들고 그것을 얼마나 확장할 수 있는가. 노동시간이나 돈이 척도가 되는 세계가 아니라, 연대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는가가 척도가 되는 세계죠. 세계에는 복수의 척도가 있는데 그 중에서 노동시간이나 돈이라는 척도를 얼마나 축소할 수 있는가, 라는 거예요. 그때 기본소득도 화폐라는 매개를 사용은 하겠지만, 화폐 이외의 척도를 확장하기 위해 사용하는 시도인 것입니다.
화폐는 말하자면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끊는 메시아입니다. 즉 연대를 끊지 않으면 사람과 사람을 이을 수 없는 메시아라고도 말할 수 있겠죠. 그럼 어째서 연대를 가치로 구축하고 확장할 수 있는가. 개인적으로는 어떤 척도라도 다 팽개쳐버리고 싶지만(웃음), 현실적으로는 까이에가 말하듯 복수의 척도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화폐의 폭력’이라는 이야기에 대응해서 말하면, 기본소득은 그것을 중화하는 화폐의 분배방식인 것이죠. 예를 들어 빠올로 비르노는 포스트포드주의에서 아렌트가 말하는 인간의 활동의 구별, 특히 행위[action]과 노동(소비재생산으로서의 노동) 사이의 구별이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활동의 결과로 산출되는 것의 질이 아니라, 말하자면 수행[performance] 그 자체의 질에 대한 타자의 평가가 노동현장에 불가결한 요소가 되어버립니다 . 빈곤층에게 워크페어, 일정한 수입이 있는 층에게는 ‘화이트칼라 제외’죠. 이것도 타자와의 연결이라는 의미에서는 연대일지로 모르지만, 그것이 돈이라는 척도에 종속되는 한 연대 그 자체에 대한 착취가 되어버립니다. 기본소득은 그런 사태를 회피하는 수단이 될지도 모릅니다.

카야노 :
이번 호에 게재된 코이즈미 요시유키씨의 인터뷰에서 재미있는 것은, 코이즈미씨가 일종의 영역[territory]을 만들 것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에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을 만들라고 말이죠. 가령 아픈 사람이라면 아픈 사람으로서 부에 접근할 영역을 가집니다. 이 경우 영역을 가진다는 것은, 자본주의 논리를 역이용하여 부에 접근하는 특권과 권능을 확립해가는 것입니다. 국가는 폭력에 접근하는 권리를 독점하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자본주의를 부에 접근시킬 권리를 둘러싼 운동으로 포착하면, 영역을 가진다는 사고방식은 핵심을 건드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원래 경제라는 것은 그런 영역=권한에 의해 성립된 것이니까요. 가령 자본주의 사회 이전에는 부에 대한 권리가 신분으로 부여되었습니다. 어떤 신분으로 어떤 공동체에 속해 있는가가 어떤 방식으로 어떤 부에 접근할 수 있는가라는 권리와 연동되어 있었던 거예요. 자본주의 사회가 되면 그 부에 대한 권리가 추상화되고, 등질적인 노동과 자본이 그 공통기반이 됩니다. 들뢰즈와 가따리가 말하고 있듯이, 그에 따라 소유권도 구체적인 물건이나 토지를 소유하는 것에서 권리 그 자체를 소유하는 것으로 추상화됩니다. 따라서 생각해야할 물음은, 자본주의 논리 앞에 어떻게 새로운 부에 대한 권리를 세워갈 수 있는가가 되겠죠.    

타자키 :
카야노씨의 테제는 재화에 접근할 권리창조의 근본이 곧 폭력의 제거라는 거군요.

카야노 :
그렇습니다. 물리적 힘의 행사가 없다면 인간의 활동영역 속에 권리관계가 설정되는 것 같은 일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부에 대한 권리를 어떻게 세우고 보장해나갈까라는 물음은 필연적으로 정치권력을 어떤 것으로 변형해나갈까라는 사정거리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야마모리 :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생활을 화폐경제에 푹 빠뜨리는 게 아닌가, 신자유주의의 극단이다, 라는 비판도 듣습니다. 기본소득의 유무에 관계없이 우리의 생활은 화폐경제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한에서 비판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금융자본에 의한 지배로부터 우리의 생활을 얼마나 해방시킬 수 있을까라는 관점에서 다양한 시도가 있고, 그것과 기본소득이라는 주장을 제휴시키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고 봅니다. 전지구적 금융자본에 대한 규제라는 점에서 말하면 ‘토빈세’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토빈세를 재원으로 삼을 수도 있겠죠. 


  1. 최저 생활비를 산정(算定)하는 방식의 하나. 생활에 필요한 최저한의 전소비 물자의 품목과 수량에다 그것의 구입 가격을 곱하여 필요 경비를 산출해 냄. 영국 노동당이 창안한 것으로, 임금 인상 요구 때의 임금 수준의 산정 따위에 널리 쓰임. (네이버 사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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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줄 알고 있었지만 아차, 싶었어" 하이미스터메모리의 <해가 사라지던 날> (프레시안)

흥얼흥얼 2010. 1. 22. 12:07


이 노래 <해가 사라지던 날>을 처음 들었을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이후를 노래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해가 사라진 후 '개새끼들'이라고 어떤 무리들을 향해 강한 분노를 토해내는 목소리는 흡사 노무현 대통령이 죽고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검찰에 대해 공인된 욕설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래를 만든 하이미스터메모리의 이야기는 조금 달랐다. 그는 자신이 이 노래를 만든 것이 지난 해 7월 한나라당이 주도한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노래를 들은 어떤 이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떠올리고, 또 어떤 이들은 용산참사를 떠올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좋은 노래는 바로 그런 노래일 것이다. 하나의 사건, 하나의 메시지로만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수많은 사건들을 다양하게 끌어안으며 각기 다른 경우에도 두루 해석될 수 있도록 열린 메시지를 가진 작품이야말로 진정한 명작일 것이다. 카프카의 <변신>이 냉정한 가족과 조직사회, 자본주의를 모두 비판하는 작품으로 늘 새롭게 해석될 수 있듯 이 노래 역시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용산참사 등으로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노래의 면목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처럼 하나의 노래가 부정적인 사건으로 끊임없이 연상될 수 있는 시대는 불행한 시대이다. 대통령이 바뀐 이후 계속되고 있는 민주주의적 절차와 관용의 실종은 오늘을 수십년전 군사독재의 시절처럼 느껴지게 만들고 있지 않은가. 그리하여 우리는 이 노래를 들으며 지금 우리를 통치하고 있는 세력이 과연 어떤 세력인지를 되묻고 우리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함께 묻지 않을 수 없다.

'개새끼들'이라고 부를만큼 나쁜 세력들이 그럴 줄 알았으면서도 아차 싶었을만큼 방심하고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에 취하거나 몇 년 뒤에나 있을 투표를 생각했던 것이 우리 자신의 모습이라면 그것이 당연하고 솔직한 마음임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지금 조금 더 분노하고 지금 조금 더 움직여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기억은 너무 쉽게 잊혀지고 개새끼들을 포함한 어떤 사람들은 그걸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의 권위적이고 막무가내인 현 정부의 통치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한미 FTA를 추진하고 노동자들이 분신으로 투쟁할 때가 아니라고 했던 이전 정부에서부터 이미 해가 사라지고 있었는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안경을 쓰는 것 역시 더 서둘렀어야 할 일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 하이미스터메모리. ⓒEBS스페이스공감
이처럼 <해가 사라지던 날>은 보다 넓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곡이면서 또한 음악적으로도 완성도가 높은 곡이다. 곡 전반부에서 통기타 반주 하나에 실려 오는 하이미스터메모리의 부드럽고 풍성한 육성은 지극히 서정적인 분노의 감동으로 포크의 아름다움을 전해주기에 충분하다. 또한 2절 부분에서부터 감겨오는 첼로 연주의 밀도와 드라마틱하게 직조된 일렉트릭 기타 연주의 합주는 하이미스터메모리가 추구하는 포크 록 음악의 수준 높은 완성도를 증명한다.

서정적인 분노 사이에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심어두고 감성적인 사운드를 들려준 하이미스터메모리는싱어송라이터 박기혁의 음악적 예명이다. 2007년에 내놓은 1집 [안녕, 기억씨]를 통해 한국 인디 포크의 대표적 창작자로 자리매김한 그는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고 북콘서트에 단골로 출연해 시노래 작업에도 애쓰고 있다.

또한 지난 해 콜트 콜텍 기타 노동조합의 파업과 음악인 시국선언, 용산참사 현장 공연등에도 빠지지 않은 그는 곧 두 번째 앨범을 내놓을 예정이다. 4분의 노래 <해가 사라지던 날>이 금세 지나갔듯 진지하고 아름다운 노래가 기대된다. 오늘은 여전히 우울한 시대지만 아름다운 노래는 오늘을 새롭게 되새기게 할 것이다.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는 말은 아직 유효하다.



<해가 사라지던 날>

작사/작곡/노래 [ㄱ]
어쿠스틱 기타 : [ㄱ], 일렉트릭 기타 : 류승현, 베이스 : 민경준, CHORUS : 현경미
프로그래밍, MIXING, MASTERING : SODA (AT 매직스트로베리 스튜디오)

해가 사라지던 날
개. 새. 끼. 들
그럴 줄 알고 있었지만
아차, 싶었어

냇물인 아무 말 없이
이어폰을 귀에 꽂았고
설명할 순 없었지만
가슴이 아팠어

해가 사라지던 날
개. 새. 끼. 들
그럴 줄 알고 있었지만
아차, 싶었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취하는 것 뿐이었고
손바닥만한 종잇장만 아른거렸어
해가 사라지던 날
다시 안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었어

해가 사라지던 날

(사람들의 기억은 쉽게 잊혀지고 어떤 사람들은 그걸 너무 잘 알고 있지)

홍대 앞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2009년 대한민국의 현실을 음악으로 표현한다. 매주 화, 목요일 <프레시안>을 통해서 발표될 이번 릴레이음악 발표를 통해서 독자들은 당대 뮤지션의 날카로운 비판을 최고의 음악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관련 기사 : "다시 음악으로 희망을 쏘아 올리다") <편집자>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

세계 베게 싸움의 날

사는 얘기 2010. 1. 21. 14:19

R U ready? :D


On Saturday April 3rd 2010, there will be massive pillow fights in cities around the world! Use this site to locate the nearest one. If you would like to learn how to organize a pillow fight, read the howto guide. Organizers, add your event! Check out the list of cities that participated in 2008 and 2009. Learn more about theurban playground movement.


Ann Arbor, MI

Time: Noon

Location: N/A

Host: A2 Pillow Fight Club

WebsiteFacebook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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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celona, Spain

Time: 18:00

Location: Plaça Catalunya

Websitewww.pillowfightbcn.org

With the collaboration of BarnaM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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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grade, Serbia

Time: 3:00pm

Location: Vukov park

Host: mullala

Website: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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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 Germany

Time: 3:00pm

Location: Pariser Platz, Brandenburger Tor

WebsiteFacebook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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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logna, Italy

Time: 15:00

Location: Piazza Maggiore

Host: FlashMob Bologna

WebsiteFlashMob Bologna

Tags: BolognafightItaliaItalypillowpillow f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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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ton

Time: 3:00pm

Location: TBA

Host: Banditos Misteriosos

Websitehttp://misteriosos.org

More Details T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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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apest, Hungary

Time: 4:00pm

Location: to be announced

Host: 4K! – Negyedik Köztársaság

Websitewww.negyedikkoztarsasag.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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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ffalo, NY

Time: 3:00pm

Location: LOCATION TBA, April 3rd 11:59am of via Facebook

Host: Buffalo Flashmob

WebsiteWEB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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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bia, SC

Time: 3:00pm

Location: Columbia, SC

Host: Fan Family Team South Carolina

WebsiteFacebook friend

Twitter@SCPillowF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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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 Kong

Time: N/A

Location: Plaza Hollywood, Diamond Hill

Host: Plaza Hollywood

WebsitePlaza Hollyw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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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sonville, FL

Time: 3:00pm

Location: Riverside Park near 5 Points

Host: Epaeon

Website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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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sas City, MO

Time: 2:00pm

Location: TBA

Host: KC Pillow Fight

WebsiteKC Facebook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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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ala Lumpur, Malaysia

Time: TBA

Location: TBA

Host@RandomAlphabets

WebsiteRA – RandomAlphab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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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don

3:03pm

Location TBC

www.mobile-clubb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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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bourne, Australia

Time: TBA

Location: TBA

Host: This City Lives!

WebsiteFacebook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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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kolc, Hungary

Time: 4:00pm

Location: Miskolc, Hősök tere (Heroes square)

Host: 4K! – Negyedik Köztársaság

Websitewww.negyedikkoztarsasag.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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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City

Time: 3:00pm

Location: To Be Announced

Host: Newmindspace

WebsiteNewmindspa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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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Time: 4:00pm

Location: To be announced

Host: Skyz’

Facebook PageEvent On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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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adelphia, PA

Time: 3:00pm

Location: TBA

Host: Stealthy ElePHant

Websitewww.stealthyelephan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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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leigh, NC

Time: 3:00 pm

Location: Moore Square – 200 S. Blount St.

Website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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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 Diego, CA

Time: 6:00 p.m.

Location: The Fountain in Horton Plaza

Host: People of San Diego!

Website: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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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iago de Chile, Chile

Time: 14:00 h

Location: Plaza de Armas

Host: Flashmob en Chile

WebsiteFLASHMOB.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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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annah, GA

Time: High Noon

Location: Forsyth Park

Host: Let’s Have Some Fun Y’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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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ão Paulo, Brazil

Time: 5:00pm

Location: Vale do Anhangabau

Host: @flashmobsp

WebsitePillowfight.com.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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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Time: 6:00pm

Location: Seoul Plaza City Hall – 서울 시청 

WebsiteFacebook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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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zékesfehérvár, Hungary

Time: 16:00

Location: a Városház téren, az Országalmánál // Town Hall Square, next to the Orb

Host: 4K! Fehérvár

Websiteclick here

Contact: aaron_at.work@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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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zombathely, Hungary

Time: 4:00pm

Location: Fő tér

Host: 4K! – Negyedik Köztársaság

WebsiteNegyedik Köztársasá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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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couver

Time: 3:00pm

Location: Vancouver, BC. Canada

Host: Flash Mob Vancouver

WebsiteFacebook Ev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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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nna , Austria

Time: 3:00pm

Host: your mom

Location: Will be revealed by the Pillowfighter via e-mail

E-Mailpillowfightvienna@gmail.com

FacebookFacebook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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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saw, Poland

Time: 2:00pm

Location: TBA

WebsiteEvent on Facebook

Tags: bitwa na poduszkipillow fightpillows are softpoduszki są miękkieWarsawWarsza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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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ürich

Time: 2:00pm

Location: Platzspitz behind Landesmuseum

HostUrban Playground Zürich

Website: See the Facebook Event for detai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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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大 연설

뚝딱뚝딱 2010. 1. 17. 00:28


"... entrepreneurship tends to be organized by the cooperation of subjects
in general intellect."

Empire, p.411 






Thank you. I'm honored to be with you today for your commencement from one of the finest universities in the world. Truth be told, I never graduated from college and this is the closest I've ever gotten to a college graduation.

Today I want to tell you three stories from my life. That's it. No big deal. Just three stories. The first story is about connecting the dots.

I dropped out of Reed College after the first six months but then stayed around as a drop-in for another eighteen months or so before I really quit. So why did I drop out? It started before I was born. My biological mother was a young, unwed graduate student, and she decided to put me up for adoption. She felt very strongly that I should be adopted by college graduates, so everything was all set for me to be adopted at birth by a lawyer and his wife, except that when I popped out, they decided at the last minute that they really wanted a girl. So my parents, who were on a waiting list, got a call in the middle of the night asking, "We've got an unexpected baby boy. Do you want him?" They said, "Of course." My biological mother found out later that my mother had never graduated from college and that my father had never graduated from high school. She refused to sign the final adoption papers. She only relented a few months later when my parents promised that I would go to college.

This was the start in my life. And seventeen years later, I did go to college, but I naïvely chose a college that was almost as expensive as Stanford, and all of my working-class parents' savings were being spent on my college tuition. After six months, I couldn't see the value in it. I had no idea what I wanted to do with my life, and no idea of how college was going to help me figure it out, and here I was, spending all the money my parents had saved their entire life. So I decided to drop out and trust that it would all work out OK. It was pretty scary at the time, but looking back, it was one of the best decisions I ever made. The minute I dropped out, I could stop taking the required classes that didn't interest me and begin dropping in on the ones that looked far more interesting.

It wasn't all romantic. I didn't have a dorm room, so I slept on the floor in friends' rooms. I returned Coke bottles for the five-cent deposits to buy food with, and I would walk the seven miles across town every Sunday night to get one good meal a week at the Hare Krishna temple. I loved it. And much of what I stumbled into by following my curiosity and intuition turned out to be priceless later on. Let me give you one example.

Reed College at that time offered perhaps the best calligraphy instruction in the country. Throughout the campus every poster, every label on every drawer was beautifully hand-calligraphed. Because I had dropped out and didn't have to take the normal classes, I decided to take a calligraphy class to learn how to do this. I learned about serif and sans-serif typefaces, about varying the amount of space between different letter combinations, about what makes great typography great. It was beautiful, historical, artistically subtle in a way that science can't capture, and I found it fascinating.

None of this had even a hope of any practical application in my life. But ten years later when we were designing the first Macintosh computer, it all came back to me, and we designed it all into the Mac. It was the first computer with beautiful typography. If I had never dropped in on that single course in college, the Mac would have never had multiple typefaces or proportionally spaced fonts, and since Windows just copied the Mac, it's likely that no personal computer would have them.

If I had never dropped out, I would have never dropped in on that calligraphy class and personals computers might not have the wonderful typography that they do.

Of course it was impossible to connect the dots looking forward when I was in college, but it was very, very clear looking backwards 10 years later. Again, you can't connect the dots looking forward. You can only connect them looking backwards, so you have to trust that the dots will somehow connect in your future. You have to trust in something--your gut, destiny, life, karma, whatever--because believing that the dots will connect down the road will give you the confidence to follow your heart, even when it leads you off the well-worn path, and that will make all the difference.

My second story is about love and loss. I was lucky. I found what I loved to do early in life. Woz and I started Apple in my parents' garage when I was twenty. We worked hard and in ten years, Apple had grown from just the two of us in a garage into a $2 billion company with over 4,000 employees. We'd just released our finest creation, the Macintosh, a year earlier, and I'd just turned thirty, and then I got fired. How can you get fired from a company you started? Well, as Apple grew, we hired someone who I thought was very talented to run the company with me, and for the first year or so, things went well. But then our visions of the future began to diverge, and eventually we had a falling out. When we did, our board of directors sided with him, and so at thirty, I was out, and very publicly out. What had been the focus of my entire adult life was gone, and it was devastating. I really didn't know what to do for a few months. I felt that I had let the previous generation of entrepreneurs down, that I had dropped the baton as it was being passed to me. I met with David Packard and Bob Noyce and tried to apologize for screwing up so badly. I was a very public failure and I even thought about running away from the Valley. But something slowly began to dawn on me. I still loved what I did. The turn of events at Apple had not changed that one bit. I'd been rejected but I was still in love. And so I decided to start over.

I didn't see it then, but it turned out that getting fired from Apple was the best thing that could have ever happened to me. The heaviness of being successful was replaced by the lightness of being a beginner again, less sure about everything. It freed me to enter one of the most creative periods in my life. During the next five years I started a company named NeXT, another company named Pixar and fell in love with an amazing woman who would become my wife. Pixar went on to create the world's first computer-animated feature film, "Toy Story," and is now the most successful animation studio in the world.

In a remarkable turn of events, Apple bought NeXT and I returned to Apple and the technology we developed at NeXT is at the heart of Apple's current renaissance, and Lorene and I have a wonderful family together.

I'm pretty sure none of this would have happened if I hadn't been fired from Apple. It was awful-tasting medicine but I guess the patient needed it. Sometimes life's going to hit you in the head with a brick. Don't lose faith. I'm convinced that the only thing that kept me going was that I loved what I did. You've got to find what you love, and that is as true for work as it is for your lovers. Your work is going to fill a large part of your life, and the only way to be truly satisfied is to do what you believe is great work, and the only way to do great work is to love what you do. If you haven't found it yet, keep looking, and don't settle. As with all matters of the heart, you'll know when you find it, and like any great relationship it just gets better and better as the years roll on. So keep looking. Don't settle.

My third story is about death. When I was 17 I read a quote that went something like "If you live each day as if it was your last, someday you'll most certainly be right." It made an impression on me, and since then, for the past 33 years, I have looked in the mirror every morning and asked myself, "If today were the last day of my life, would I want to do what I am about to do today?" And whenever the answer has been "no" for too many days in a row, I know I need to change something. Remembering that I'll be dead soon is the most important thing I've ever encountered to help me make the big choices in life, because almost everything--all external expectations, all pride, all fear of embarrassment or failure--these things just fall away in the face of death, leaving only what is truly important. Remembering that you are going to die is the best way I know to avoid the trap of thinking you have something to lose. You are already naked. There is no reason not to follow your heart.

About a year ago, I was diagnosed with cancer. I had a scan at 7:30 in the morning and it clearly showed a tumor on my pancreas. I didn't even know what a pancreas was. The doctors told me this was almost certainly a type of cancer that is incurable, and that I should expect to live no longer than three to six months. My doctor advised me to go home and get my affairs in order, which is doctors' code for "prepare to die." It means to try and tell your kids everything you thought you'd have the next ten years to tell them, in just a few months. It means to make sure that everything is buttoned up so that it will be as easy as possible for your family. It means to say your goodbyes.

I lived with that diagnosis all day. Later that evening I had a biopsy where they stuck an endoscope down my throat, through my stomach into my intestines, put a needle into my pancreas and got a few cells from the tumor. I was sedated but my wife, who was there, told me that when they viewed the cells under a microscope, the doctor started crying, because it turned out to be a very rare form of pancreatic cancer that is curable with surgery. I had the surgery and, thankfully, I am fine now.

This was the closest I've been to facing death, and I hope it's the closest I get for a few more decades. Having lived through it, I can now say this to you with a bit more certainty than when death was a useful but purely intellectual concept. No one wants to die, even people who want to go to Heaven don't want to die to get there, and yet, death is the destination we all share. No one has ever escaped it. And that is as it should be, because death is very likely the single best invention of life. It's life's change agent; it clears out the old to make way for the new. right now, the new is you. But someday, not too long from now, you will gradually become the old and be cleared away. Sorry to be so dramatic, but it's quite true. Your time is limited, so don't waste it living someone else's life. Don't be trapped by dogma, which is living with the results of other people's thinking. Don't let the noise of others' opinions drown out your own inner voice, heart and intuition. They somehow already know what you truly want to become. Everything else is secondary.

When I was young, there was an amazing publication called The Whole Earth Catalogue, which was one of the bibles of my generation. It was created by a fellow named Stuart Brand not far from here in Menlo Park, and he brought it to life with his poetic touch. This was in the late Sixties, before personal computers and desktop publishing, so it was all made with typewriters, scissors, and Polaroid cameras. it was sort of like Google in paperback form thirty-five years before Google came along. I was idealistic, overflowing with neat tools and great notions. Stuart and his team put out several issues of the The Whole Earth Catalogue, and then when it had run its course, they put out a final issue. It was the mid-Seventies and I was your age. On the back cover of their final issue was a photograph of an early morning country road, the kind you might find yourself hitchhiking on if you were so adventurous. Beneath were the words, "Stay hungry, stay foolish." It was their farewell message as they signed off. "Stay hungry, stay foolish." And I have always wished that for myself, and now, as you graduate to begin anew, I wish that for you. Stay hungry, stay foolish.

Thank you all, very much.
 


(출처 : http://fashiontraveleat.blogspot.com/2007/03/steve-jobs-speech-script_2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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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I 세미나] 곽노완, 「노동해방과 기본소득운동」

지필묵 2010. 1. 16. 09:16

■ 곽노완의 「노동해방과 기본소득운동」에 대한 리뷰


  곽노완의 「노동해방과 기본소득운동」은 민주노총 서울본부에서 발표된 것으로, “다양한 진보세력이 존경하며 연대하고 싶어하는 노동운동이 되기 위한 노동해방의 발본적인 새로운 방향성과 비전을 제안하기 위한” 글이다. 

  저자는 신자유주의의 도래와 노동운동의 위기를 언급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신자유주의와 함께 “정규직노동자가 중심이 된 노조운동 및 노동운동이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광범한 스펙트럼의 운동들이 노동운동의 중심성과 지도를 인정하지 않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저자는 이것이 노동운동에 대한 비난이나 조롱으로 이어져서는 곤란하지만, 노동운동 역시 조건의 변화를 인정하고 중심성과 지도를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에게 전통적 좌파의 노동운동과 신좌파의 사회운동이라는 구분은 노동과 노동해방에 대한 상이한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노동해방에 대해 전자는 “노동안에서의 해방”으로, 후자는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으로 사고한다. 노동에 대해 전자는 “노동이 모든 부의 유일한 원천이며 잉여가치 내지 이윤의 유일한 원천이 임노동에 대한 착취”라고 보는 반면, 후자는 “노동뿐만 아니라 지식을 포함한 모든 활동이 부의 주요한 원천이며, 모두가 사회적 부의 생산자이기 때문에 … 모두 착취를 당한다”고 본다. 그래서 저자는 부의 원천, 착취, 빼앗김에 대한 상이한 이해를 통합한 제3의 길을 제시한다. 맑스에게 빼앗김은 착취와 수탈이라는 두 가지 시공간을 갖는다는 것이 그 근거이다. 빼앗김을 착취와 수탈의 결합으로 보는 저자에게 변혁의 주체 역시 빼앗기는 사람들, 즉 착취당하고 수탈당하는 사람들 모두이다. 그리고 이들은 평등하다. 여기서 평등하다는 것은 변혁이 노동운동 아니면 신사회운동, 혹은 임금노동자 아니면 소수자들이라는 양자택일에 근거한 것이 아님을 뜻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 즉 ‘빼앗김’을 착취와 수탈로 개념적으로 구분한 뒤 분리된 것 두 가지를 결합하는 방식이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 유용한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시도는 착취에 대한 근대적인 정치경제학의 해석 - 노동가치론 - 에 근거하며, 그 틀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 즉 비임금노동의 영역을 설명하기 위해 수탈이라는 개념을 끌어다 붙인 것에 불과하다. 노동가치론의 틀을 삶의 전 영역으로 확장할 때 모든 생산은 가치의 생산인 동시에 착취의 대상이 된다. 빼앗김을 착취와 수탈로 구분하는 것은 일견 임금노동과 비임금노동을 모두 고려하는 것 같지만, ‘임금노동’(착취)과 ‘비임금노동’(비-착취)의 경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효과를 낳는다. 
  변혁의 주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단순히 양자택일에 대한 거부라면 이는 저자가 비판하고 있는 탈근대 정치철학의 조류 - 자율주의적 맑스주의, 들뢰즈와 가따리 등 - 와 상통한다. 그러나 양자택일에 대한 거부는 “소수자들만이 변혁의 주역이거나 헤게모니를 갖는 것이 아니”며,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도 변혁의 주체”라는 주장에서 알 수 있듯이, 헤게모니에 대한 거부로 옮아간다. 이로써 저자는 생산과 운동에서 작동하는 헤게모니를 이론적으로 무력화하고자 하는데, 이것은 ‘중심성’과 헤게모니를 혼동하는 데서 기인한다. 생산과 운동에서의 헤게모니는 압도적 비율이 아니라 ‘추동력’으로 이해되어야 하지 않을까. 사적 소유에 대한 도전이 될 수 있는 기본소득이 하나의 담론으로 제출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비물질적 생산의 헤게모니를, 즉 비물질적 생산에 사적 소유를 넘어설 - 공통적인 것을 구축할 - 힘이 있음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저자는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노동운동 변혁의 기획으로서의 기본소득’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자본주의적 불로소득/투기소득에 대한 과세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한국형 기본소득 모델을 제시하는데, 특히 고용지대로 대부분의 재원을 마련하는 판 빠레이스의 모델을 비판하면서 한국형 모델을 강조한다. 저자가 설계한 한국형 모델은 “생산수단 및 토지의 사회적 공유로의 전환” 위에 “노동소득 + 사회연대소득/코뮌주의적 기본소득을 통한 능력에 따른 노동의 촉진”하는 모델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것은 「고타강령비판」에서 언급되는 노동성과에 따른 분배[코뮤니즘 1국면]와 각자의 필요에 따른 동일한 분배[코뮤니즘 2국면]의 결합이다. 
  이러한 절충은, 착취와 수탈의 결합과 노동운동과 신사회운동의 헤게모니 없는 단순결합이 고스란히 이어진 결과이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비판되어야 할 것은 두 국면의 절충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의 근거이다. 저자는 “‘필요에 따른 분배’ 원리는 경제적으로 지속불가능한 유토피아적 기획”이라고 주장한다. 그것은 “노동유인이 크게 감퇴하여 경제적 성과가 크게 감퇴할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유인이 필요한 노동’이라는 관념을 유지하면서 노동해방을 - 노동 안에서의 해방이든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이든 - 이룰 수 있을까. 저자는 나아가 “헌신적인 사람들이 게으르고 이기적인 사람들에게 자본주의에서보다 적어진 파이 중에서 더욱 많은 것을 빼앗기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보충한다. 저자가 언급한 게으른 사람들/이기주의자들의 역설은 인간본성에 대한 홉스적 관념을 떠오르게 한다. (‘노동해방’을 말하는 홉스!) 이러한 생각으로라면 기본소득의 자주관리는 물론, 그로부터 시작될 공통적인 것의 구축은 영원히 불가능할 것이다. ‘위험한’ 사람들에게서 권력을 빼앗아 제3의 매개에게 양도해야 할 것이니 말이다. 
  결국 이 글은 노동해방과 기본소득운동을 말하고 있지만, 사적 소유에 대한 인정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혐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저자는 “기존의 경제성과 중에서 착취당하고 수탈당하던 부분(자본주의적 불로소득 및 투기소득)”을 강조하면서 고용지대에 의존하는 판 빠레이스의 모델을 비판하는데, 위에서 언급한 비판의 지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저자가 말하는 빼앗긴 것에 대한 환수운동은 사적 소유 일반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특정한 사적 소유에 대한 거부에 그치고 말 것이다.    


* 사족
- ‘노동소득 + 기본소득’에서 노동소득은 고용(고용주+사업장)을 전제하므로 그것은 곧 임금이다. ‘임금에서 소득으로의 전환’은 ‘고용에서 자주관리로의 전환’과 연동할 때 더 강력해진다. 
- 곳곳에서 발견되는 일국적 프레임들. 전지구적 기본소득의 기획은? 세계단일통화만큼이나 전지구적 시민권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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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을 기억하는 사람들

NUDA POTENZA 2010. 1. 11. 16:21

[기자가 본 용산]355일차디찼던 두 해 겨울…그러나, 따뜻했던 사람들

#1. 지난해 1월19일 서울 한강로2가 남일당 건물. 다른 지역 철거민들이 옥상을 향해 자신들이 왔다고 소리쳤다. 옥상에 있던 철거민들은 머리 위로 두 손을 올려 하트 모양을 만들어 화답했다.

#2. 그날 오후 기자가 건물 아래로 가 소리쳤다. “왜 건물에 오르신 겁니까. 몇 분이나 계세요?” 복면을 쓴 철거민은 “가까이 오지 마세요. 위험해요”라고 했다. 위태로운 망루에서 맨몸의 기자가 다칠까봐 걱정한 것이었다.

#3. 영결식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장례위원회 기자회견 취재를 마치고 순천향대병원 4층 빈소를 찾았다. 유가족들이 기자의 얼굴을 알아보고 아껴두었던 웃음을 지었다.

꼬박 1년이 걸렸다. ‘여기, 사람이 있다’는 것이 모두로부터 공인받는 데까지 355일이 흘렀다. 사건 당시 수습기자였던 기자는 그새 한 아이의 아빠가 됐다. 그동안 “또 용산을 가느냐”는 말을 무던히도 들었다. 순천향대병원과 참사 현장, 명동성당을 오가며 쓴 기사가 45건이다. 수소문해 찾은 용역업체 사무실에서 “좋은 말 할 때 빨리 나가시는 게 좋다”는 협박도 들었고, 손자뻘인 전·의경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문정현 신부의 모습도 지켜봤다. 고 이상림씨의 손자 동원이가 삼호복집 앞에 서 있는 경찰들을 보며 몸서리치던 모습도 본의 아니게 목격하게 됐다. 고 이성수씨의 아내 권명숙씨가 “쓰러진 문규현 신부가 병상에서 ‘내가 유가족에게 줄 게 목숨밖에 없다’고 하시더라”고 전할 땐 콧날이 잠시 시큰해졌다.

용산참사 현장에서 정부의 시계는 내내 멈췄다. 그러나 백무산 시인의 “옳고 그른 일에 날선 칼날 같아도 눈물 많은 사람”이라는 시처럼, 함께 울며 칼날같이 싸운 사람들에게 용산의 시계는 단 1초도 멈춘 적이 없다는 생각이다. 수많은 시민·신부·문화예술가·활동가가 용산에 모여 유가족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삭막한 철거현장이 따뜻한 공동체가 됐다는 것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었다. 희생자들의 죽음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연대’를 꽃피웠다. 정권이 바뀌지 않는 한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돌았지만, 끈끈한 연대의 힘은 한 해를 넘기기 전 용산에 절반의 승리를 가져다주었다.

9일 희생자 5명이 늦은 밤 마석 모란공원에 잠들었다. 누군가는 아직도 그들을 ‘도심 테러리스트’라고 부를지 모르겠다. 하지만 기자는 1년이라는 긴 시간, 숱한 취재수첩을 메워온 그들을 결코 잊지 못할 것 같다. 차디찬 물대포 속에서도 함께하러 온 이들을 향해 하트 모양을 만들어 날리던 평범한 사람들을…. 저항이라곤 모르던 사람들이 공권력과 맞서며 맨몸인 기자에겐 위험하다며 피하라던, 우직하고 따뜻한 사람들을….

<사회부 | 김지환>




멈춰버린 시간 - 용산 남일당에서


시간은 멈췄다 그날 바로 여기에서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휘감아 오르던
시간은 죽었다 그날 바로 여기에서
아무도 그 무엇도 책임지지 않는 이곳에
눈은 또 내리고 꽃은 또 피고 지고
뜨거운 태양 속 소나기 퍼붓도록

그날의 불꽃은 가슴에 옮겨와
꺼지지 않는 불길이 되어 솟아오르네
시간이 멈춘 이곳은 꽃으로 물들어
다시는 멈추지 않을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었다

시간은 멈췄다 그날 바로 여기에서
시뻘건 불길이 사람을 삼키던 그날에
시간은 죽었다 그날 바로 여기에서
아무도 그 무엇도 책임지지 않는 이곳에
눈은 또 내리고 꽃은 또 피고 지고
뜨거운 태양 속 소나기 퍼붓도록

그날의 불꽃은 가슴에 옮겨와
꺼지지 않는 불길이 되어 솟아오르네
시간이 멈춘 이곳은 꽃으로 물들어
다시는 멈추지 않을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었다


글, 곡 엄보컬 김선수
편곡, 녹음, 믹싱 이정석
일렉트릭 기타 신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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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I 세미나] 블라쉬케, 「당신의 목표는 임금노동의 노예?」

지필묵 2010. 1. 11. 15:11


■ 로날트 블라쉬케의 「당신의 목표는 임금노동의 노예? : 라이너 로트의 ‘조건 없는 기본소득’ 비판에 대한 반비판」에 대한 리뷰


블라쉬케의 글은 제목처럼 로트의 ‘조건 없는 기본소득’(이하 기본소득) 비판에 대한 반비판이며, 로트가 지닌 경향은 크게 5가지 쟁점으로 다뤄지지만 결국 임금노동원리로 요약된다. 이는 좌파 안에서 여전히(어쩌면 오히려 더) 강고하게 작용하는, 기본소득 담론이 넘어서야할 대표적인 경향이다. 

  1. 곤궁함에 대한 심사(이하 심사) 
- 로트 : “기본소득 액수를 확정할 때 필요와 동시에 곤궁함이 조사되어야 한다”. 심사의 폐지는 결국 심사 주체가 지불당국에서 재정당국으로 바뀐 것에 불과하다. 심사에 대한 거부를 원하는 만큼 취할 수 있음을 의미할 텐데 일정한 액수로 제한되는 기본소득의 지불방식과 모순된다.
- 블라쉬케 : 세액사정과 기본소득 액수에 대한 사회적 토론 및 결정은 심사와 별개이며, 기본소득은 ‘원하는 만큼’을 주장하거나 보장하지 않는다.   

  2. 콤비임금[각주:1] 
- 로트 : 기본소득이 콤비임금이 되어 임금축소를 가져올 것이며, 노동자로 하여금 저임금노동을 수용하도록 만들 것이다.
- 블라쉬케 : 오히려 유리한 협상지위를 갖게 된다. 기본소득은 “임금의존자가 자신의 노동력을 시장에 (마음에도 없는 조건으로) 파는 생계적 필연성에서 해방되도록 하는 사회이전지출”이며, 탈상품화의 길이다. 따라서 기본소득은 노동시간 단축 효과를 가진다.

  3. 노동강제 
- 블라쉬케 : 로트와 같은 논자들은 노동강제의 특정 형태만을 문제 삼지만, 기본소득은 모든 노동강제에 반대한다. 노동강제를 승인하면 노동을 거부하는 자는 “국가의 사회이전지출 중단이라는 처벌”을 받게 된다. 기본소득은 “돈을 위해 일시적으로 일하지 않을 혹은 아예 일하지 않을 결정의 자유”를 위한 것이며, 기본소득은 자본주의에서 생계에 근거한 노동강제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4. 최저임금
- 블라쉬케 : 로트는 충분한 법적 최저임금을 요구하는 것에 그친다. 그러나 “종속적인 고용활동자를 위한 최저임금과 실업자를 위한 최저소득은 반자본주의적 접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임금노동자의 더 나은 지위”가 아니라 “임금노동관계와 자본관계를 근본적으로 넘어서고 따라서 소외를 지양하고자 하는 정치적 접근”이며 “그것은 인간들이 어떤 목적을 위해 어떤 조건 아래서 그들이 일하고자 하는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로운 활동조건과 생활조건을 추구한다.”

  5. 화폐
- 로트 : 기본소득의 특정 모델인 '생활금'은 자본가치증식 상태에 의존적인 분배이며, “자본가치증식의 산물로서 화폐가 증식하는 생산의 영역을 자본에 넘겨준다.”
- 블라쉬케 : 로트는 화폐를 사회적 관계들의 표현이 아니라, 불변하는 ‘사물’로 간주하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들이, 구체적으로 말해서 사람들이 그들의 삶을 생산하는 관계들이 변화되고, 그들의 역량과 생산물이 교환가치에 따라 상품으로 교환되지 않는다면, 지불수단, 즉 화폐 혹은 그밖에 그렇게 불리는 것 또한 완전히 다른 기능과 의미를 지닐 수 있다”는 점을 보지 못한다.

블라쉬케는 화폐의 성격 변화의 예로 ‘능력보수(fähigkeitsentgeltung)’를 들면서 기본소득의 가능성과 미래를 전망한다. 여기서 ‘능력’이란 “필요 노동생산 내에서의 의식적인 구성, 자유로운 협력, 포괄적인 자기결정의 의미에서 정치적으로 평가”된다. 능력보수는 “사회적 필요노동 영역에서의 능력의 사용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목적으로서 따라서 사회적 필요노동영역 저편에 있는 자유로운 능력발전의 물질적 토대”이다. 그것은 “양적으로 따라서 노동시간 혹은 생산물 수/생산물 크기로 똑같은 정도로 점점 더 평가될 수 없는, 비물질적 재생산에서 획득되는 구성능력의 사용을 반영”한다. 그래서 앞으로 총소득은 (1)노동에 의존하지 않는 일반적인 기본소득 + (2)능력보수로서의 부가적인 노동보수로 구성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 기본소득은 생산을 '임금(wage)/교환가치'가 아니라 '소득(income)/사용가치'의 관점으로 바라본다. 따라서 기본소득 담론은 단순히 분배정의의 실현이나 사회안전망의 강화에 그치지 않는 탈근대적 생산 담론(삶정치적 생산)을 이미 내포하고 있다. 

* 이 글에서 제시되는 기본소득의 핵심은 기초생활에 대한 보장이 아니라 그것이 낳는 효과, 즉 자기결정(주로 ‘생계를 위해 억지로 일하지 않을 권리’)에 대한 보장이다. 이로써 빈민구제책, 지속가능한 자본주의, 신케인즈주의 등과 완전히 결별한다. 그러나 노동거부 못지않게, 임금노동 외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수많은 창조적 생산활동에 대한 긍정이 함께 강조되어야 한다. 

* 능력보수는 기본소득의 발전가능성으로 제시되고 있는데, 보수와 소득을 동의어로 보아도 무방한지와 ‘부가적인 노동보수’가 갖는 구체적인 의미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겠다. 내용상 능력보수는 기본소득에서 보장소득으로의 도약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하다. 

* 기본소득은 적어도 초기에는 국가에 의해 운영될 것이므로 많은 딜레마 - 시민권 등, 일국적 나아가 초국적 협치에 의해 관리되는 삶 - 에 놓일 것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문제는 당연하게도 ‘어떻게 아래로부터 운영할 것인가’이다. (히로세 쥰이 ‘운동을 통한 기본소득’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참고> 기본소득의 정의(블라쉬케) 
“기본소득은 (1)모든 사람들에게 개별적으로 속하고 보장되는, (2)(빈곤을 퇴치하고, 사회적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생활(Existenz)을 보장하는 액수의, (3)곤궁함(Bedurftigkeit)에 대해 심사(소득심사/재산심사)하지 않는, (4)노동강제와 노동의무 및 활동강제와 활동의무가 없는, (5)국가에 의해 지불되는 기본소득이다. 그 이상의 소득은 따로 고려할 필요 없이 가능하다. … 기본소득은 시장의 결함을 고치려는 사회정책적 프로젝트가 아니가. 그것은 더 많은 자유, 민주주의, 인간존엄을 위한 프로젝트다. 그것은 기존사회 너머를 가리킨다.”
- (2) : ‘basic’의 근거. 보장소득과의 결정적 차이.  
- (3),(4) : ‘unconditional’의 근거.


  1. 혼합임금 (Kombilohn) : 저숙련 근로자들에게는 생활비에도 미치지 못해 근로의욕이 안 생기고, 고용주에게는 생산성 대비 임금인상이 힘든 상황인 저임금 분야의 일자리에 대해 정부가 일정부분 지원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것이다. (http://tong.nate.com/jykim9728/26030813 참조.) 블라쉬케는 콤비임금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1)보조금을 받는 노동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 (2)(최)저임금에 대한 보조금일 뿐이다. (3)임금해체와 사회(복지)해체가 조장된다’로 요약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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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과 언어 > 서문 : 노동에서의 언어

지필묵 2010. 1. 3. 11:20

Christian Marazzi,『Capital and Language』

서문 : 노동에서의 언어 - Michael Hardt


# 아우또노미아와 ‘포스트 오뻬라이스모 post-workerist’적 관점
- 노동자 투쟁이 자본의 재구조화에 선행하며 그것을 미리 형상화한다.
- 그 재구조화는 노동자 권력에 새로운 가능성들을 제공한다.

# “언어가 현대 자본주의적 경제의 기능과 위기를 이해하기 위한 모델을 제공한다”
- 금융세계는 언어적 관습으로 특징지어지고, 언어적 관습을 통해 기능한다.
- 노동의 새로운 지배적 형태는 언어를 통해, 그리고 언어적 수행과 유사한 수단을 통해 생산된다. 

# 마라찌는 금융에 대한 상반된 두 가지 관점을 모두 거부한다. 
(1) 금융은 자기발생적 가치의 영역이 아니며, 인간노동과 생산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자율적이지 않다. (신고전경제학, 통화주의 경제학 비판)
(2) 금융은 허구적인 가치들과 순수한 투자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며, ‘실물경제’에서 상대적으로 분리되지 않는다. (맑스주의[경제학] 비판)  

# “현대 금융시장의 작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언어이론이 필요하다” 
(1) 금융은 자료와 정보의 지속적인 소통을 필요로 한다.
(2) 금융은 언어적 관습을 통해 기능한다. 연설행위(FRB 의장의 공표) + 일군의 신념과 언어적 관습들을 공유하는 연설 커뮤니티.
(3) 금융의 언어가 노동 및 생산과 연결되는 방식.

# 금융의 특수성은 노동의 미래 가치와 미래 생산성을 표상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 금융은 언어적 관계와의 유비에 있어 노동의 표현으로서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가.
- 금융은 어떤 종류의 표상으로서 작용하는가.

# 노동과 생산의 새로운 지배적 형태들에서 언어의 역할은 훨씬 더 직접적이다.
- 오늘날의 경제(포스트포드주의, 공장 밖의 노동, 비물질노동)는 언어 및 언어적 능력의 중심성으로 특징지워진다.
- 노동이 언어적 수행으로 규정됨에 따라 어떻게 노동시간이 늘어났는가. => 노동시간과 비노동시간, 노동과 삶의 구분이 점점 무너지고 있다. 노동은 사회적 삶을 생산하고 모든 사회적 삶은 노동에 놓인다.

# 일반지성에 대한 재정의 
- 일반지성은 맑스가 ‘지식, 특히 기술적·과학적 지식이 어떻게 주요한 생산적 힘이 되는가’, 그리고 ‘그 지식은 어떻게 고정자본인 기계로 굳어지는가’를 보여주기 위해 사용한 용어이다.
- 오늘날 일반지성과 지식의 생산적 힘은 기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언어적 소통과 협력 속에도 있다. => (1)뇌, 언어적 능력, 상호작용하는 기술이 고정자본의 위치를 갖는다. (2)일반지성을 체현함으로써 자본주의적 통제에 대한 산노동의 자율성이 증가한다.

# 언어적 수단을 통하여 주요하게 기능하는, 금융과 포스트포드주의적 노동의 절합 
- 오늘날 금융화와 금융메커니즘은 산업자본주의를 유효하게 하는 훈육적 수단이 아니라, 노동과 사회적 생산을 통제하는 수단이다.
- ‘유동성, 소통, 금융시장의 미래지향을 다중의 해방을 미리 형상화하는 것으로 읽을 수 있는가’라는 물음은 다중 안에 있는 사회적 협력의 잠재적 자유와 자본주의적 통제에 대한 잠재적 자율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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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된 것 - 12/30 생명평화미사 강론

NUDA POTENZA 2010. 1. 1. 06:55

용산참사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생명평화미사 소식

2009년 12월 30일 | 기도회 196일째 | 참사 345일째

   

  

용산 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된 것 

 

 

 

강론 장동훈 빈첸시오 신부(인천교구 환경 노동 전담)

  

2009년, 용산으로 시작되었고 용산으로 끝나가고 있습니다. 근 일 년간 유가족들과 세입자들 그리고 함께 아파하고자 한 우리들은 이곳에서 열심히 신음하고 아파하고 울부짖고 또 웃고 춤추었습니다. 용산은 저에게 참 많은 변화를 가져다준 곳입니다. 무엇보다도 이곳에서 이 세상 어느 끝자락에서 만나도 상관없이 지나쳤을 수많은 사람들의 인연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세상의 무관심에 양심의 침묵에 그리고 불감증, 소통부재에 옷을 여며도 여며도 추위가 뼛속까지 파고들었지만 새로운 인연들이 그 차가운 몸을 부벼주고 대펴주고 안아주었습니다. 유가족 어머니들, 세입자 여러분들의 정성어린 밥상과 미소, 문정현 신부님, 문규현 신부님, 그리고 전종훈, 나승구, 이강서 신부님, 4월이면 결혼한다고 수줍어하는 삼돌씨, 그리고 제우씨, 희철씨, 상미씨... 그리고 잊지 못할 그 이름, 고 이상림, 고 양회성, 고 한 대성, 고 이성수, 고 윤용현. 참 많은 인연들입니다.

 

인연뿐만이 아닙니다. 용산은 더 이상 제 머릿속에 워크맨, 마이마이 따위를 파는 곳이 아니라 세상의 절망과 희망, 그리고 사람들의 아우성이 살아있고 사제직을 그리고 지금을 살아가는 생활인으로서 가져야할 벅찬 마음을 선물 받은 곳입니다. 참 미안하고도 고마운 곳이고 동시에 슬프면서도 기쁜 곳입니다.

 

오늘 아침 뉴스를 통해 극적으로 정부와 세입자간에 합의가 타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제 모든 싸움이 다 끝난 듯 보이지만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곳에서 아파하고 신음하며 찾은 양심, 그리고 가슴에 품고 아려서 속을 쓸어내리던 정의, 뱃속 저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던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희망. 모두다 외면과 침묵 속에 저 망각이라는 무저갱의 심연으로 가라앉아 버리기 직전 간신히 건져 올린 것입니다. 간신히 너무나 처절하게 그리고 끈질기게 우리는 이곳에서 이 모든 것들을 건져 올렸습니다. 소중한 것들입니다. 아니 생명 같은 것들입니다.

 

미사 중 봉독된 복음도 오늘 이 자리의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한나 예언자는 수십 년 동안 기도와 고독 속에 간절히 바라고 희망했던 구세주를 만나보고 기뻐하고 환호합니다. 하지만 이 구세주는 아직 포대기에 싸여 그저 배고프면 울고 졸리면 자는 온전히 부모에게 의탁한 무방비의 연약한 존재일 뿐입니다. 이 연약한 아이가 자라고 튼튼해지기 까지는 아직 부모의 돌봄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우리들이 이 용산에서 건져올린 양심, 정의 희망 모두 아직 간신히 옹알이를 하는 연약하고 허약하기 그지없는 것입니다. 힘겹게 건져올린 이 모든 것을 소중히 간직하고 키워나가는 것은 우리들 모두의 몫입니다.

 

복음에서 아기의 부모들은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일상을 계속합니다. 아이는 그 일상 중에 자라고 튼튼해지며 지혜가 총명해집니다. 그렇게 연약한 아이가 자라고 성장하는 곳은 왕궁도 그리고 고관대작의 저택도 아닌 우리가 매일 살아나가는 일상입니다. 용산에서 건져 올린 희망도 정의도 그리고 양심도 모두 일상이라는 마당에서만 자라고 싹을 틔울 것입니다. 그러니 2009년 벽두부터 시작된 이곳 용산의 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된 것입니다. 매 맞고 업신여김 당하고 협박에 내몰렸고 망루에서 타죽은 우리 예수를 우리는 오늘 다시 내 품에 안아 올립니다. 아직은 아기, 아직은 관심과 사랑을 필요로 하는 완전한 무방비의 연약한 예수. 이 예수를 키우고 성장시키는 것은 우리의 책임 있는 일상이고 끊임없이 용산의 기억을 되살리려는 노력입니다.

 

아울러 우리가 아파하며 이곳에서 건져 올린 이 모든 희망이 굳세고 튼실해질 수 있게 하는 것 중 또 하나는 정부의 참사 당일의 지휘계통과 명령을 담고 있을 수사기록 3000쪽의 공개일 것입니다. 3000쪽을 공개해야만 정부는 늦었지만 비로소 정부답게 행동했다고 일컬어질 것입니다. 그 때야 비로소 우리는 다시 진정으로 예수를 키울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고 그날이 비로소 용산이 이 시대의 예수를 구하는 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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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NUDA POTENZA 2009. 12. 26. 06:20


어제 용산에서 크리스마스 미사를 드렸다.
지붕도 담벼락도 없는 남일당 성당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인파 때문에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소리만으로, 그곳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족했다.

영성체가 끝나고 평화의 인사를 나눴다.
앞, 뒤, 옆 사람들과 두 손을 모으고 머리를 숙이며 평화를 빈다.
언제나처럼 문정현 신부님이 손을 흔들며 평화를 빈다.

  "평화를 빕니다."

신부님의 목소리가 커진다.

  "평화를 빕니다!"

더욱 커진다. 

  "평화를 빕니다!!"

남일당 미사에서 줄곧 들어왔던 익숙한 말에 새삼 울컥 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그렁그렁하다 말 줄 알았는데 뚝 떨어진다. 
이유는 모른다. 

몰라도 된다.



출산이 임박한 부부가 왜 마굿간에서 아이를 낳을 수밖에 없었을까.
  그것은 여관방이 꽉 차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도 그들에게 방을 양보하거나 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유가 상징하는 것은 '배척'이다.

- 이강서 신부님


in 용산, 337가지로 표현하기
    

조율


알고 있지 이 꽃들은
따뜻한 오월이면 꽃을 피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 이 철새들은
가을하늘 때가되면 날아가야 한다는 것을

문제 무엇이 문제인가
가는곳 모르면서 그저 달리고만 있었던 거야
지고 지순했던 우리네 마음이
언제부터 진실을 외면해 왔었는지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 처럼 조율 한번 해 주세요

정다웠던 시냇물이 검게 검게 바다로 가고
드높았던 파란하늘 
뿌옇게 뿌옇게 보이질 않으니
마지막 가꾸었던 우리의 사랑도
그렇게 끝이 나는건 아닌지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 처럼 조율 한번 해주세요

미움이 사랑으로 분노는 용서로
고립은 위로로 충동이 인내로
모두 함께 손 잡는다면
서성대는 외로운 그림자들
편안한 마음 서로 나눌 수 있을텐데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 처럼 조율 한번 해 주세요

우.....내가 믿고 있는 건
이 땅과 하늘과 어린 아이들
내일 그들이 열린 가슴으로
사랑의 의미를 실천할 수 있도록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 처럼 조율 한번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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